비전 선언

윤리교육과 배민수

미래 교육 2011. 5. 28. 09:07

 

벌써 3학년이다.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진 않지만, 시간이 빠르긴 빠른 것 같다. 교육대학교에서 지내 온 시간보다 앞으로 지낼 시간이 적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4학년이 되면 ‘3학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라는 말을 달고 살듯 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교육대학교에서 지금까지 보냈던 시간들이 의미가 없지만은 않았고, 지금도 꾸준히 배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수능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 전주에 교육대학교가 있는지도 몰랐다. 돌이켜보면 교육대학교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대학교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수능 성적을 좋게 받아 성적에 맞는 대학교로 입학하자는 추상적인 계획만 있었을 뿐 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교육대학교를 입학 한 후 이 학교에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교사를 꿈꾸며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다른 학우들에 비해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없었으며 교사라는 직업이 나랑 맞을까라는 뒤늦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3년 째 되는 교육대학교 생활에 접어들자 가끔 나에게서 예비 선생님의 모습이 보여 지고는 한다. 싫어했던 아이들이 귀엽게 보이고, 남들 앞에서 설명할 때 긴장을 덜하게 되며, 무엇보다 교육한다는 것에 대한 가치를 요즘 들어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타임머신이 있고 내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어떠한 변화를 주고 싶은가?’ 나는 교육대학교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래서 입학한 후의 나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계획해보고, 많이 생각하고 싶다. 그러면 교육대학교 1학년의 생활부터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잘 생활해나갈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과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있다. 바로 반성이다. 교육대학교에 무계획적으로 입학하여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나의 교직 생활은 계획적으로 하여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

처음 교사가 된 후, 나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학생들과 나이 차이도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같이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으로서의 위엄도 갖추고 학생들을 잘 이끄는 모습을 갖춰야 하겠지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과 같이 수업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운동도 하며 선생님이라는 말보다는 우리 선생님이라는 말로 불리고 싶다. 1년 정도 아이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 뒤 군대를 갈 것이다.

 

그로부터 5년 후, 나는 군대도 다녀오고, 학교라는 현장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이때부터는 연수를 많이 받고, 수업 연구도 많이 하며, 사회생활에 충실한 계획이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연수받거나 사회의 변화에 의해 요구되어지는 연수는 받을 수 있는 한 모두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나와 있는 여러 수업 모형을 연구하기도 하고, 적용해보며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 교감, 교장 선생님들과의 관계에도 많이 신경을 쓸 것이다.

 

10년 후, 나는 그 동안 수업에 관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수업방식,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잘 맞는 수업방식, 과목별로 적합한 수업방식 등을 고려하여 정말 좋은 수업을 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나와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계획대로라면 이 때 학교라는 현장에서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아, 편한 마음으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기에 나는 정말 노련한 교사가 되어야 한다.

 

20년 후, 나는 아마 교사 생활에 싫증이 나기 시작할 것 같다. 20년 정도면 이미 모든 학년은 맡아봤을 것이고, 학교 현장에서의 일은 대부분 겪어 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설렁설렁 근무해도 월급은 나온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을 계획하고 싶다. 교사로서는 흔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쉬운 도전은 아닌, 교장이 되는 것이다. 사실 아직은 교장이 되기 위해 밟아야 하는 코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모른다. 평가 점수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 정도밖에 모르지만, 학교 현장에 근무하게 되면 자연스레 알 수 있기 때문에 교장이 되는 것을 계획으로 세우고 있다.

 

30년 후, 이때 나는 학교에서 교사가 아닌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초등학생 시절 때에는 일반적으로 교장 선생님의 이미지가 ‘무서운 사람, 놀고 먹으면서 말만 길게 하고 돈 많이 받는 사람’이었는데 나는 이러한 이미지로부터 탈피하려고 한다. 먼저 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처음 교사로서 근무할 때의 마음가짐과 같이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일을 처리할 때 교사들을 시키기 보다는 내가 직접 일을 해결하여, 교사들이 최대한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며,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교육 수요자 중심의 학교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때의 나는 우리 교장 선생님으로 불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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