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최소영

미래 교육 2011. 6. 3. 17:00

 저는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교사라는 직업이 과연 저의 직업이 될 것인지, 만약 제가 교사가 된다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사실 확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저 고민들은 항상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늘 고민하고 고민하던 문제였습니다.

 

 제가 단 한 번도 교사를 꿈꾸지 않았고, 아이들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저보다 어린 사람을 포용하고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교사가 되는 길 위에 서 있고, 저는 정말이지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선생님들을 만나뵈었던 행운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노력하시면서 제게 지식의 측면에서도, 생활의 측면에서도 멋진 본보기가 되어 주신 분도 있었고,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늘 귀기울여 들어주시고 마치 가족처럼 늘 멋진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던 분도 있었습니다. 제가 한껏 슬퍼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날에는 괜찮다며 토닥여주시던 분도 있으셨고요.

 

 진정으로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만났던 덕택에, 제 자신이 선생님이 된다면 어떠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그려져야 하는지는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리라는 단 하나의 원칙에서부터 선생님으로서의 비전은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최소한, 제가 새롭게 만나게 되는, 저보다 작고 어린 사람들을 진짜 마음으로 대할 생각입니다. 나쁘고 악한 마음이나 거짓을 담은 마음 없이 말입니다. 저는 언제 어디서고 사람의 진심이 통한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러니, 구태여 입에 발린 말이나 사람을 현혹시키는 미소가 없이도 제 마음이 상대에게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리라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제가 가진 모든 선의를 다하여 아이들을 만날 것이고, 제 스스로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커다란 그릇이 될 수 있도록 저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모든 말을 가만히 귀기울여 들어주는 '모모'같은 선생님이 될 수도 있겠지요.

 

 얼마전에 저널에 발표되었다던 최근의 논문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선생님들의 공통점을 연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제가 모든 항목들을 세세히 나열하기에는 기억의 한계가 있습니다만, 의외로 그 모든 공통점들은 '특별한'것들이 아니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모두가 한번쯤은 해볼 수 있는 말들, 들어본 적 있는 말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아이가 모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과 같은 사소하고도 실제로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을 행하신다는 것이 인기있는 선생님의 공통점이었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지금으로부터 5년 후가 지나면 커다란 이변이 없는 한, 저는 제가 앞서 말해온 것처럼 아이들을 대하며 함께하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제 스스로가 추구하는 저의 행복에도 부합하는 일이고, 저를 만나게 되어 영향을 받게 될 아이들의 행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더 지나 10년쯤 지나고 나면, 저는 10년간 발전해온 제 모습과 마주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우려고 한창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많은 책들을 읽고 가능하다면 저 스스로의 의견과 생각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에도 제가 선생님일지 확신할 수 없겠지만 아마도 제가 선생님이라면, 5년전의 저 보다는 더 깊고 넓은 선생님이 되어있으리라 믿습니다. 제 욕심으로 서두르지 않고, 저보다 어린 학생들에게 억지부리지 않고 학생들과 하나의 흐름처럼 그렇게 매 해를 보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난다면, 저는 제가 보낸 시간들을 홀로 되짚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어떤 아이들을 만났는지 모두 기억할 수 없다고 해도, 제가 만난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서 받은 선한 마음과 느낌을 여전히 간직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운이 좋다면, 누군가 한 사람쯤은 저를 아주 인상적인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제게 연락을 해 올지도 모르는 일이라 믿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 길위에서 고민하고 방황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습니다.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고민이라 생각한 적도 없고 그래서 조바심내지 않고 이 순간들에 제가 해야할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더 나은 선생님이 되리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제가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선생님이 된다고 해도 저는 여전히 제 자신일 것이고 저는 저 스스로를 믿는 일에 힘을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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