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난 교육대학교 2학년을 다 마쳐가고 있다. 사실 내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보면 초등학교 저 학년 시절에는 선생님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냥 신경도 쓰지 않았다. 3학년정도가 되서 좋은 남자 선생님을 만나 1년을 잘 지냈다. 그냥 그 선생님이 좋았지 선생님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장래희망을 써 내라고 하면 그냥 친구들이 많이 써내는 과학자, 변호사를 써 냈다. 사실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직장이었는데도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한 나는 그냥 써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선생님이 점점 싫어졌다. 선생님은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직장으로서 교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 직장에서의 업무의 일종이었다. 선생님은 아침에 와서 보약을 잘라 드시면서 아침부터 우리에게 짜증을 냈다. 담임선생님의 딸이 우리와 동급생이었는데 딸이 오면 얼굴이 바뀌었다. 우리에게 차가웠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그 모습에서 다른애들은 느꼈을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선생님이 싫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선생님은 정말 안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 심지어 공부 잘한다고 평소에 칭찬받으며 선생님과 잘 지내던 아이들도 하나 같이 모두 선생님을 욕했다. 선생님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이는 없었다. 6학년때 옆반 선생님은 젊은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아이들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이 좋아했었다. 그 선생님이 단순히 체육을 많이 시켜줘서 좋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짜증내는 얼굴보다는 밝은 얼굴을 보여줬고 인간적인 정도 나누어주었다. 우리반 선생님이나 옆반 선생님중에 누가 더 지식을 잘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의 내가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초등학교 시절에서 공부는 많이 중요하지 않았다. 공부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나 그 선생님이 우리에게 어땠는지는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이 어땠는가는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우리를 믿지 않고 의심부터 하는 선생님 밑에서 자라면 의심많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행한 아이가 될 수도 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지친모습이었다. 나는 그 지친 모습을 보고 선생님에 대한 진로는 나의 길이 될 수 없었다. 수능을 보고 성적이 평상시 대로 나왔다. 여러 대학에 붙었고 그 중엔 문과 아이들이 많이 선호하는 경영학과도 있었다. 그리고 교대도 있었다. 그 때까지 진로를 찾지 못한 나는 부모님께 하고 싶은 것이 딱히 없다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은 일단 경영학과에 가서 지내다 보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나에게 조언해 주셨다. 그런데 나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때까지 매일 주변에서 듣는 말이 있었다. "재수생, 청년실업 .." 이런 말들을 들어왔던 나는 재수도 하기 싫고 경영학과도 딱히 가고싶지 않았던 나는 교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내다 보니 2학년을 마무리 하고있다. 처음에는 반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조금 바뀌었다. 2달전에 교생실습을 가서 옛날 내 학창시절과 달리 직업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맡고있는 선생님 반에 교생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수업방식이나 이런것은 모르겠고 담임선생님의 긍정적인 삶과 자세를 많이 보고 왔다. 어쩌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생님이 되서 되고 싶은 선생님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안드는 선생님이 되고싶다. 아이들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아이들을 싫어 하는데도 직장조건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다. 교사가 되고 아이들을 어느 정도 가르쳐봤다고 생각되면 나는 교과서를 만들어 보고 싶다.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보고 싶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는 객관적인 역사의 시각을 가졌다고 할 수없다.역사교과서에는 우리조상의 기원부터 객관성을 잃은 이야기로 시작되며 우리는 수많은 전투를 하고 잘 못 한 일도 많았지만 대부분 제외시킨 채 유리한 것만 배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표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매번 똑같은 실수를 하도록 역사를 골라가며 배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객관적 시선이 우리 역사교육에는 많이 빠져 있다. 역사의 시각에 대한 글이든 논문이든 써서 역사 교육을 할 때 쓰이는 교과서나 학습지를 만들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애국도 가르치면서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가르치고 싶다.
이렇게 역사 교육에 대한 일을 하다가 기회가 된다면 교사를 그만두고 교육부나 교과서 개정하는 곳에 가서 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넣어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해보고 싶다.
이런 비전을 써놓았지만 미래에 어떨지 확신은 못하겠다. 미래의 내가 봐서 내 지금의 생각을 되돌려보면서 그 때의 결정에 좋은 계기가 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