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김승혜

미래 교육 2017. 6. 11. 22:08

  고등학교 3년 내내 장래희망으로 선생님을 적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사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수시원서를 넣기 전까지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성장시켜준다는 것에 대한 동경심으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교육대를 갈지 사범대를 갈 지 고민하고 있을 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역시 수능성적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선생님을 꿈꿔 왔다고 자부하면서 성적에 맞춰온 학교가 아니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래서 진정성이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교대에 온 것도 성적에 맞췄을 뿐이었다.

  그래도 교대에 입학한 것이 꿈을 이룬 것 같아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함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여태 꿈꿔온 미래에 대한 노력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과제도 시험도 완벽하게 해내려고 했었다. 그렇게 학점을 잘 받아왔지만 점점 학점이라는 숫자만을 잘 받아내기 위해서 수강신청을 하고, 과제를 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내가 공부만을 할 때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고 있었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들을 했다. 그러나 나는 방학에도,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나 과제, 그리고 시간이 날 때는 집에서 쉬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다고 쉬는 동안 독서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교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웃기게도 나는 친구들에게 성실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다 작년 2학년 2학기에 ‘교육철학’이라는 수업을 듣게 되었다. 교수님께서는 독서 감상문을 숙제로 내주셨다. 다른 강의에서도 종종 독서 감상문이라는 과제를 내주시는 교수님들이 계셨지만 보통 교육과는 관련이 없는 소설이나 비문학들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교육철학 수업에서는 제시된 책을 읽고 교육적 측면에서 깊게 생각하고 감상문을 써오라 하셨다. 그때 읽은 책은 <대한민국 교사,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책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지 제시해줬다. 이 부분에서 읽었던 사례가 내게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 건지 다시 생각하게 해줬다.

  같은 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같은 환경에 처해있다고 하더라도 느끼고, 행복을 찾는 방식이 저마다 다 다르다. 어떤 것이 이 아이들을 다르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베트남 아동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이상하게도 영양실조에 걸린 원인을 찾기보다, 극빈층 아이들 모두가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이 아니란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극빈층 아이들 가운데 비교적 건강한 아이들의 생활을 관찰했다. 그 아이들의 가정은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의 가정과는 달랐다. 어려운 환경에도 포기 하지 않고 아이에게 매 끼니 먹을 수 있는 것은 뭐든 먹게 챙겨주는 부모가 있었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도 부모의 부재, 지독한 가난, 폭력적인 가정환경 등의 상황일지라도, 무엇이 그런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는가에 대한 답을 내어줬다. 불우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그 아이들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믿어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명은 있었다는 것입니다.

  교사는 잘 가르쳐야한다. 요즈음 각 교과의 교육론을 배우면서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과연 교사가 되어서 잘 가르치는 것 말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아니 나 자신이 왜 교대에 와서 왜 공부를 하는 지조차 잘 모르는 데 어떻게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그냥 과제 제출이나 하자는 생각에 읽었던 책이 나에게 이런 선생님이 되라고 방향을 잡아줬다. 내 학생이 어떤 환경에 처해있을 지라도 그 아이가 마음에 좋은 것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마음을 해치는 것으로부터는 벗어날 수 있도록 같이 애써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 졌다. 당연하고 쉬운 말이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기란 힘들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나는 어떤 학생이라도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내 학생들에게 항상 믿음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싶다. 나와 학생이 서로를 지지하고 믿는 그런 관계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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