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바랐고 재수를 결정하면서까지 교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왜 교대를 가고 싶은지, 왜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등을 물을 때면 대화에는 항상 정적이 흘렀다. 내가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은 건지,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은 건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적이 흐른 후 나는 ‘애들 보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너무 좋아’라는 흔한 답을 내놓곤 했다. 아이들을 싫어하지 않으니까, 부모님도 너무나 좋아하시니까, 그래도 안정적이니까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 것에서 오는 불편함이, 정말 그런 마음들 때문에 교사가 되고 싶은 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불안함이 너무 싫었다.
지금은 내가 교사로 부름 받은 이유를 알아가는 중이다. 가장 먼저는 대정초등학교에서의 첫 교생 실습 기간이었다. 매 쉬는 시간마다 그림 그려달라는 숙제를 내주는 것도, 점심시간마다 양 팔과 양 다리에 아이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양치 후에는 팔씨름하자고 모여드는 것도 그저 신기하고 행복했다. 아무 것도 몰라서 부족하고 서툴기만 한 우리에게 쉼 없이 주었던 아이들의 에너지나 사랑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큰 계기는 예비교사 아카데미와 작년 여름 방학의 경험들이다. 그 곳에서 나는,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발하시면서, 아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시고 기도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을 만났다.
앞으로도 먼저 그 길을 걷고 계신 선생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고 싶다. 또 지금 내게 남은 교육대학교에서의 기간 동안 이론적이고 기술적인 부분들을 열심히 배우고 익히면서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싶다. 이렇게 전문성을 갖춘 교사로 나를 가꾸는 동시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교사로서의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내 속에 악하고 약한 마음들을 버리고 사랑을 채워가면서, 내 주위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돌아보려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그런 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는 확신까지 아직도 여기저기를 맴돌며 수없이 헤매고 있다. 하지만 정답을 알고 가는 길이기에 너무 감사하다. 나에게 맡기신 1000명의 아이들을 살리는 교사, 그들 한명 한명을 품을 수 있는 교사. 그것이 나의 교사로서의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