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음악교육과 김재윤

미래 교육 2017. 6. 18. 03:09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까지 졸업 앨범에 쓰여진 내 장래희망은 줄곧 ‘선생님’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이 선생님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오는 중이다. 정확히 언제부터 이런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러한 목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확실히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담임선생님이다.
  당시 그 선생님은 31살이셨고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만난 담임선생님들 중 가장 젊은 나이셨다. 물론 그 때 나는 13살이었고 18살 나이 차이가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담임선생님께서는 우리와 굉장히 잘 놀아주셨다. 학교에 있을 때 뿐만이 아니라 방과 후에 같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종종 반 친구들과 다함께 스타크래프트를 하기도 했다. 담임선생님과의 인연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중학교에 가서도 나는 가장 친했던 반 친구 한 명과 함께 선생님과 계속 연락하면서 밥도 얻어먹고 종종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배우기도 하였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선생님과 밤중에 저수지에 드라이브를 가거나 사우나에 가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부모님이나 친구들과는 나누기 힘든 고민이나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러한 영향으로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이라는 꿈을 굳히게 된 것 같다. 담임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에서의 일과나 업무를 보는 것도 힘이 들텐데 18살이나 어린 초등학생들과 그렇게 놀아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해마다 많은 학생들을 만날 텐데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신경써주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행동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학생들에게 시간이 지나 돌이켜볼 추억을 만들어 주고 훗날 이따금씩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중한 기억들을 남겨준다. 실제로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과 이러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굉장히 큰 자랑거리로 여기고 있다. 6학년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가끔씩 밤중에 동네에 있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가서 그네를 타며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직도 큰 재미이다.
  당시에 담임선생님은 우리 반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호막 같은 존재였으며, 친구 같으면서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가장 가까운 어른이었다. 10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은 담임선생님을 넘어 대학 선배이고 몇 년 후에는 직장 동료가 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간 인생의 선배 같은 느낌이다. 나는 내 학생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담임선생님이 했던 일은 단순히 우리와 놀아주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우리와 친밀감을 가지고 관계를 맺으며 여러 측면에서 가르침을 주는 멘토가 되어준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나처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여러 가지 재밌는 추억을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교사로서의 나의 비전은 이러한 기억 자체이다. 내가 자라면서 좋은 기억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내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나는 동기들이나 우리학교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를 잘 가르쳐줄 자신은 없다. (물론 좋은 수업을 위해 열심히 연구 할 것이고 초등학교 때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되살려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진학해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기반을 잘 다져줄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아이들과 친하고 재미있게 지낼 자신은 있다. 교사로서 학생들이 초등학생 인만큼 학업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경험들을 제공하고 싶다. 초등학교 때 수업에서 어떤 내용을 배웠는지 기억하는 사람들 보다는 친구들과 놀았던 일이나 선생님과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경험들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벽을 허물고 친밀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면에서 나는 굉장히 자신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많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교사라고는 볼 수 없다. 교사는 이러한 모든 과정들 전에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교사가 보인 작은 행동들이나 지나가는 말에도 큰 의미와 기억을 가질 수 있으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평생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듯이 평생의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나는 항상 상처 받거나 소외받는 학생들이 없도록 행동과 말들을 신중하게 하며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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