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쁜 사람들을 잡기 위해 경찰관이 되고 싶었고 길거리에 버려진 많은 강아지들을 보살피는 등 소박하고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5학년 때 저는 교사라는 꿈을 처음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교사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선생님께서 저에게 희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집안 사정으로 어려웠던 저에게 선생님의 사소한 말 한마디와 몸짓은 저에게 크나큰 힘과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처음으로 ‘나처럼 힘든 아이들을 위해 나도 커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하면서 여러 가지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지만, 교사라는 꿈이 다른 무엇보다 더욱 간절하였기에 결국 교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대 입학과 동시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속의 간절함은 잊은 채, 말로만 늘 좋은 교사를 외쳤습니다. 또한 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잊고, 오로지 저의 입장에서 교사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당장의 앞길만 신경 쓰고 걱정하는 제 자신이, 마치 목적 없이 떠도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1학년 때 서관석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언제나 미래의 제자인 수 만 명의 아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저는 이 말을 다시금 가슴속에 새기며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교사가 되자’ 라는 처음의 다짐과 그 동기를 제 가슴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한 제가 수 만 명 아이들의 미래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저의 꿈이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저의 꿈인 교사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지금 저는 교사라는 비전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저를 고민하도록 만듭니다. 물론 아직 그 해답을 구하지 못했지만 저는 한 걸음씩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고 분명 그 해답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교사라는 꿈을 꾸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며 부족한 저를 좀 더 채워나간다면, 제가 생각하고 원했던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껏 사랑을 받으려고만 했던 저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 아낌없는 나무처럼, 이제 사랑을 베풀기 위한 연습을 합니다. 또한 하루하루 아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며 대화를 주고받고 웃음을 교환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눈길 속에서 용기와 희망을 속삭이며 따뜻함을 나눌 준비를 합니다.
이와 같이 행복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즉 교사라는 꿈을 꾸게 해준 모든 것에 고맙습니다. 비록 아이들이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지라도 후에 ‘이런 꿈을 꾸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의 곁에서 평생 머물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저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5년 후 나는...
열정이 넘치는 교사의 모습일 것입니다. 처음에 교사가 되려고 했던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해주자’라는 동기를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지 항상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때로는 뜻대로 되지 않아 상처를 받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저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선배 교사 분들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저 스스로도 평소 가고 싶었던 예체능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육자로서의 발전에 힘을 쏟아 붓고 있을 것입니다.
한편 저는 처음과 같은 열정을 잊지 않기 위해 교사로서 항상 염두 해야 할 점과 교사로서의 발전을 위해 항상 교단 일기를 쓸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 걸음 씩 발전하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 나는...
교사로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저는 처음의 열정을 잊은 채, 안일한 마음으로 교직에 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10년차가 되면 안일한 마음을 가지기 쉽고 이 때 처음의 열정의 끈을 놓아버리면 다시 되찾기 힘들다는 말을 상기하며, 처음부터 써온 염두 해야 할 점과 교단일기를 보며 처음의 열정을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교단일기는 계속해서 쓸 것입니다.
한편 대학원 다닐 때 배운 지식들을 정리하여 끊임없이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도중에 물론 몇몇 좋은 교수학습방법도 개발할 것이고 이를 동료 교사들과 공유하며 교육의 질을 높여 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보다 더 넓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에 참여할 것입니다.
20년 후 나는...
지금까지 교사로서 달려온 나를 되돌아 볼 것입니다. 때로는 허무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써온 교단일기를 보며 처음의 열정은 아닐지라도, 교사로서의 자부심과 뿌듯함을 가질 것입니다.
이제는 이 자부심과 뿌듯함으로 교육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또한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후배 교사 분들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후배 교사 분들께는 본보기가 되고 아이들에게는 멋진 선생님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30년 후 나는...
저는 교감, 교장 선생님이 될 것인가, 아니면 평교사로서 계속해서 남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할 것입니다. 물론 전부터 이에 대해 고민할 것이지만 확실한 결론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30년 후에 저는 분명 이러한 고민을 통해 확실한 답을 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택한 길에 따라서 그 길을 당당히 걸어갈 것입니다.
한편 교단에서 써온 지금까지의 일기를 모아 책을 한권 펴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까지의 저의 교사로서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생각해보며 스스로에 대해 평가를 내려볼 것입니다. 물론 많은 것이 부족하여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을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30년을 교사로서 달려온 저에게 적어도 85점의 평가를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도록 저 자신 또한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를 통해 얻은 점과 내가 펴낸 책 한권을 통해 좋은 경험들을 후배 교사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저는 이제 교사로서의 저의 인생을 마칠 준비를 하면서 남은 인생에서의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저의 비전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저는 민중가요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청정하던 젊음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며 삽시다.’
정말 저는 교사로서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