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이 되자.” 이것이 나의 교대를 들어오게 한 다짐이었고 나와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내린 적이 없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좋은 교사”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교사에 대한 새롭고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게 되었다. 단순히 내가 생각해 왔던 교육과정에 충실한 능력 있는 기능인, 전문인은 좋은 교사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지만 나에겐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창을 열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세상이 변해 갈수록 아이들은 점점 더 수준과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교육과정 속에서 초등학교는 단순히 지식전달만을 위해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초등학교에서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자신을 알아가는 중요한 임무도 초등학교를 다니며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다. 실습을 다니고, 봉사활동을 가고, 영상매체나 수많은 보도 자료, 주변에서 들리는 경험담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줄 어른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만약 선생님이 직업이고 잘 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선생님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나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나의 5년 뒤의 모습은 임용을 합격한 후,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세미나 석사과정 중에 있을 것이다. 준비된 교사가 되어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음만 앞서 목표를 높게 세웠다고, 무조건 현장으로 나가기보다는 좀 더 많은 공부를 한 후에 아이들을 대하고 싶다.
10년 뒤의 나의 모습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한국에서 몇 년 교단에 선 다음 외국으로 나가 한인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가 한 울타리라는 글로벌 시대에 반드시 외국을 나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세계 흐름 속에 직접 나가 있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한국의 국적을 지닌 아이들에게 필요한 한국 선생님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반드시 국내에서 일선 경험을 하고 나가야 할 것 같다.
20년 뒤에는 나는 내가 꿈꾸는 비전, 아이들과 마음의 창으로 이야기하는 경험 있는 선생님이 되어 한국의 대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능력을 가진 전문인 뿐 아니라, 오랜 경력과 경험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나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을 것이다.
30년 뒤의 나의 모습은 더 이상 현장에 있는 선생님이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선생님을 그만 두고, 지금까지 내가 겪고 깨닫고 느껴왔던 교육 현장을 정치, 행정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부나 교육과정에 개입하는 위치에서 미래의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의 길을 닦아 놓는 일을 하는 것이다. 문제점을 고치고 현 교육체제를 발전시키는 데 힘쓸 것이다. 또한 나의 생의 목표 중 하나가 30년 뒤에 50세가 넘으면 글을 쓰는 것이다. 비록 존경받을 인물이 아니더라도 선생님으로서 내가 느끼고 경험한 많은 것들을 글로 남겨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
유능한 선생님보다 수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선생님은 더욱 힘든 모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높은 목표이기에 끊임없이 스스로 반성하고 발전해 나가며 “좋은”선생님이라는 나의 비전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이뤄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