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음악교육과 김월정

미래 교육 2008. 7. 9. 15:34

                나의 비전 : 음악교육과 김월정

 

  4년 전  불룩 튀어 나온 배에 한 아이를 두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정말 잘 가고 있는 것인지, 10년 후, 20년 후에도 후회하지 않고 지금의 길을 가고 있을 것인지 고민을 했었습니다. 3년 전 그 아이가 태어났고, 갈수록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내리누르고 그 위에 올라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지내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쪼그만 아이가 눈을 맞추고, 방긋방긋 웃어주던 날, 이렇게 아이와 함께 웃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드디어 입시학원에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남들은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직장인데 왜 고생을 하려는냐 하며 주변의 만류는 계속되었지만 든든한 인생의 동반자가 ‘열심히 해봐’라며 정말 나보다 더 열심히 뒷바라지하며 아이 돌보아주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미안하지 않도록, 다른 가족들에게도 미안하지 않도록 열심히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교사에 대한 사명이 남달라서 교사로서의 큰 비전을 세우고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좋고, 그런 아이들과 함께 평생을 같이 지낸다면 이기적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우리 가족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합격통지서를 받아들고 1학년을 지냈습니다. 치열하게 지내던 서울 생활에서 벗어나 이곳 전주에서의 생활은 저에게 삶의 여유와 향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예전과 비교해서도 훨씬 부드러워진 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학년도 지나가던 지난 해 겨울 저에게 ‘왜 교사가 되려는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선생님을 한 분 만났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그 선생님은 5년, 10년...의 계획과 비전들을 착실하게 세우고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은퇴 후의 삶까지 계획들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전 큰 욕심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마음속에 정리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전의 저 같으면 그 선생님보다도 더 멋진 계획과 실천으로 나도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을텐데 말입니다. '저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다그치고 힘들게 할 거란 생각이 들어서일까요' 그런 욕심들이 머리를 들고 튀어나오려고 할 때마다 다시 한 번 맘을 가다듬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욕심과 계획들에 아이들을 재촉하고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요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 아이에게도 욕심부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이것저것 가르치고 해보고 싶지만 안간힘을 다해 꾹 참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속에서 스스로 자란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수와 계획표들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크기를 키워줄 수 있고 더불어 개인의 성장까지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란 생각을 늘 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날로 어수선해지고 치열해져만 갑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온통 나쁜 이야기들뿐입니다.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을 생각할 때면 그 아이들이 커서 어떠어떠한 훌륭한 쓰임 받는 아이도 좋겠지만 이 사회를 지켜나가는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뿌리가 약해서 나무가 흔들리고 쓰러지지 않도록,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훌륭한 리더의 역할을 감당 할 아이도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앞으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이 사회를 든든하게 받치고 갈 아이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학원이나 꽉 막힌 빌딩숲에서가 아닌 아이들 안에서 자라난다고 믿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그런 시간과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모래밭에서 뛰어놀고, 풀밭에서 함께 뒹굴고...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아이들 속에서 문제와 답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많아지면 이 세상도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많아지면 그 아이들이 이끌어 나가고 만들어 가는 세상은 지금보다 평온하고 안전한 세상이 되겠지요. 구체적인 방법이나 계획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계획해 보고자 합니다. 아이들 속에서 그 해답을 얻을지도 모르겠지요. 5년 후, 10년 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그러다 혹, 저에게도 리더로서의 자리가 주어진다면 아이들이 주인인 학교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모임과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 자리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아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려갈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때를 위해서 지금은 자연과 많이 함께하고 자연 속에서 어린 아이들 속에서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많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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