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수학교육과 박현혜

미래 교육 2008. 7. 9. 16:00
 

나의 비전 : 수학교육과 박현혜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다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건강, 그리고 가족 혹은 돈, 명예이겠지만, 저에게는 꿈입니다. 처음 이 과제를 받았을 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럴듯한 소설을 한편 써야하나? 나의 비전과 꿈,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기엔 아직 제 마음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꿈을 팔고 싶진 않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제가 살던 지역이 개발되면서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한 집에 차 두 대가 없으면 다니지 못할 ’ 학교가 되었습니다. 전 그냥 평범한 집안의 아이  였기에, 학교 내에서 점점 빈부 차가 나고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위화감이 조성되던 것을 못마땅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위화감은 많은 부분 어머님의 치맛바람의 영향이 컸었습니다. 저희 반에도 여느 반과 같이 학교를 열심히 “다니시던” 학부모님들이 꽤 있었고, 아이들도 부모님의 영향력과 활동성으로 ‘끼리끼리’ 나누어져 어울렸고, 그런 모습은 공공연해져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반장선거를 했고, 당시 꽤 주가가 좋았던 제가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반장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한 친구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저에게 ‘저 친구가 우니, 저 친구를 반장을 시켜주자’고 설득하셨습니다. 그 친구의 어머님도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시던 분이셨고, 그 친구가 소위 ‘잘 살던’ 집안의 아이였기에 어린 전 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일로 전 ‘교사’ 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제가 만나는 선생님들은 그러한 ‘교사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전 결국 ‘교사 이미지’ 에 매인 채 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질 수 있는 꿈의 목록에서 ‘교사’는 자연스럽게 제외되었습니다. 그런 제가 복잡한 사정으로 교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악하고 나쁜 마음뿐이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해서는 교대 사람은 사귀지도 않을 거고, 어떠한 것도 하지 않을 거란 회의주의뿐이었습니다. 교대는 나의 진짜 꿈과 목표를 찾을 때까지 잠시 머무르는 장소일 뿐이라고 재차 스스로에게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교대 사람들 즉 ‘예비교사’들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전 계속 고민했고, 제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모든 노력은 혼자 다 짊어 질 테니, 제발 저에게 제 꿈을 보여 달라고. 이런 말하기 창피하지만,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하고, 갈구하는 저에게 하나님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IVF 개강 모임에 우연히 나가게 되었고 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날 교대생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단지 ‘점수’란 하찮은 이유로 당신을 여기 교대에 보내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불현 듯 생각났습니다. 왜 내가 그토록 힘들어하고 열심히 기도했는데도,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그 꿈 ‘하나’를 안 보여주시는지.  그리고 원망하던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어쩜 내가 처음부터 어린 시절 기억으로 ‘교사 이미지’에 매여 무조건 선생님이란 단어엔 엑스표를 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결국 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내 꿈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린 건 아닌지. 이제 전 많이 자유로워 졌습니다. 제 길이, 제 소명이 ‘교사’라면 전 당당히 짊어질 것이고 최선을 다해 ‘좋은 교사’가 될 것입니다. 적어도 누군가에게 ‘선생님’란 꿈을 빼앗는 교사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5년 동안은 교직에 머무르면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학생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현장을 체험할 것입니다. 그 때 전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줄 것입니다. 사실 꿈이란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찾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쉽게 꿈을 ‘정하고’ 또한 대부분 비슷비슷한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의사, 판사, 변호사, 선생님 등 이런 꿈은 상당수 부모님께 주입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진짜’ 꿈이 없게 되고 언젠가는 ‘난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이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사는 학생들이 무엇을 잘하고, 또 무엇을 좋아하는 지 관찰하고 파악해야 하겠죠.


10년 후

교직생활을 하면서 저는 ‘교육’ 중 어느 한 분야를 정해 그 분야에 정통해지고 싶습니다. 지금으로선 교육평가와 특수교육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교육평가는 학교에서 부재율 교수님 수업을 듣고 매력을 느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특수교육은 제가 지난 여름방학 때 ‘계절 학교’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계절학교는 방학동안 교육이 부재한 장애인 친구들을 위해 개설하는 것으로, 누구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 계절학교 교사가 아니고 도우미로 참여해서, 아이들과 수영장도 다녀오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 중 어느 한 분야에 확신이 서면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하고 외국에 유학도 가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공부에 미련이 많이 남아서 제가 모든 걸 올인할 수 있는 한 가지만 찾는다면 최선을 다해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20년 후

제가 특수교육을 전공하게 된다면, 앞으로 통합교육이 되었을 때 초등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습니다. 장애우 친구들을 위해선 통합교육이 하루라도 빨리 현실화되고 전국적으로 보편화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통합 학급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아주 경미한 장애를 가진 친구들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또는 아동학대 등과 같은 이유로 발달 문제나 ADHD가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현장교사로서의 경험과 특수교육의 전공을 살려 통합교실 운영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30년 후

통합교실이 운영되면 우선적으로 특수교사가 각 반에 배치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인데, 재정상의 여건 상 그러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교사들이 특수교육에 대해 연수를 받고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학급에 장애인 친구가 배정받더라도 제대로 된 통합교육을 실천할 수 있고, 윈-윈 전략으로 장애인 친구와 비장애 친구 모두가 도움이 되며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특수교육을 전공하게 된다면, 30년 정도 후에는 교사연수에 힘쓰고 싶습니다. 장애인 친구를 직접 교육시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초등학교 일반교사들을 교육시켜 더 많은 장애인 친구들이 잘못된 교육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비전 선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교육과 이송이  (0) 2008.10.30
비전선언 : 사회교육과 최태환  (0) 2008.10.30
미술교육과 임진옥  (0) 2008.07.09
미술교육과 천유진  (0) 2008.07.09
미술교육과 박소영  (0) 200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