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정창조

미래 교육 2008. 10. 31. 17:53

사회적으로 교육대학교라는 시설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한 때는 98년 즈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에 국가는 외환위기에 따라 국제기구에서 구제금융을 받고 경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직면하게 되면서 안정된 직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미래를 선택함에 따라 공무원 계열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학은 배우기 위해 간다는 것 보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는 수순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당시에는 올 실력도 안됐었지만 올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반 대학교에 진학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군대를 제대할 때쯤, 현실적인 앞날을 볼 수 있게 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위기를 느꼈습니다. 도저히 지금의 위치에서 앞날을 준비할 자신이 없었고, 결국엔 취업에 써야할 시간을 대학입시에 쓰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원래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남들이 보기에 소기의 성과는 얻었다 정도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러나 다시 시작되는 문제는 과연 이게 적성에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에 걸친 실습은 그래도 할만하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해주었지만 30년을 지낼 직업으로 생각하면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직업과 비교해 내가 할 수 있는 선택 안에서 가장 적성에 근접하기 때문에 교사가 되기로 결심 합니다.

 5년 후, 나는 전북 김제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5학년의 담임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다섯 번째 담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의 성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 수업할 때는 오류도 많고 반에서 일어나는 사건 등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이제는 원만한 타협에 익숙해 졌습니다. 그러나 ADHD증후군을 보이는 학생은 처음이라서 그 조율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언젠가 겪을 일이라 생각하지만 그 지도에 난감함을 느끼면서 교사로서의 역할에 많은 고민을 느낍니다.

10년 후, 전주의 한 초등학교로 부임을 합니다. 이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학생의 지도에 노련미를 보이지만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생깁니다. 가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위계질서를 거역하지 못하고 직업에 안주해버리는 일상에 회의를 느낍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고민을 말하다가 배부른 고민임을 알고 원래의 근본적인 고민, 학생을 위한 수업의 개발에 매진합니다.

20년 후, 나는 현직에 있으면서 ‘수업 듣는 선생, 가르치는 학생’ 이라는 책을 한권 씁니다. 어떻게 가르치는 것인가 보다 어떻게 배우게 해야 되는 것인가 라는 주제로 쓴 이 책은 올 해 읽어야 할 필독서 베스트 5에 선정되고 나는 꽤 많은 인세를 받으며 간간이 대학에서 강연을 합니다. 그렇지만 교실에서는 아직도 나를 당황하게 하는 학생이 있으며 어떻게 지도해야 할 것인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30년 후, 나의 정년퇴임 하는 날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나는 앨범을 꺼내서 957명의 제자들 얼굴을 넘겨보고 있습니다. 기억나는 학생도 있고 전혀 누군지 모르는 학생도 있습니다. 텔레비젼을 켜니 25년 전, ADHD증후군을 보이던 제자가 정신과 무료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나는 교사로서의 나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에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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