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과 이사라

나의비전선언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이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뭔가 너무 식상하고 심심하고 평범해보였다. 항상 반복되는 일과, 반복되는 가르침, 학생이었던 나에게 그것은 지루하고 무료한 일이라고 느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 학년이 점점 올라갈수록,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무렵에는, 교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는 교사가 하는 일에 대해 단지 표면적으로만 보아왔는데, 고등학생이 되고난 후 바라본 선생님들은 좀 더 전문적이고, 교사가 되어서도 계속 열심히 자신의 분야를 공부하시는 그런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초등학생들이 어리다고 하지만,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고,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쳐주시고, 늘 끊임없이 열심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시는 모습정도는 분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내 기억에 남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5학년 때의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늘 새로운 시도를 하시고, 좀 더 수업이 효율적으로, 좀 더 학생들이 재밌게 참여하고, 즐거운 수업이 되도록 고민하시고 애쓰시고 그렇게 고민한 수업을 실천하셨다. 그땐 비록 5학년이었지만 아직도 그때의 수업들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때의 영향이 커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현재 교대를 다니고 있는 내가 원하는 교사상은 우선은 수업을 잘 하는 선생님이다. 초등학교 나온 사람은 누구나 초등학생들 가르칠 수 있는거 아냐? 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기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밌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낙오되는 아이들 없이 쉽게 수업내용을 이해하고 목표에 도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교사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을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가르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 좀 고민된다. 내가 초등학교 때 그렇게 해주시던 교사가 없다고 느껴서 일지도 모른다. 물론 학교의 담임선생님들은 마음으로는 그렇게 느끼지만 교실에 학생들이 많고, 어느 학생만 일부 특별하게 대우하여 차별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학교 다니던 때 교사의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고 느끼는 걸 수도 있다.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줄 안다는 말 때문인지, 내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적고 약간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교사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원동력은 학생을 향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것이 매번 똑같더라도, 매번 반복되더라도, 매일 일어나는 교실에서의 상황은 다르고, 학생과 내가 마음을 나눈다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거기에는 물론 내 자신의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 2007년 1년간 나는 휴학을 하고 탄자니아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서 얻은 소중한 산물중 하나이기도 하다.

5년 후 나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열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초등상담교육을 좀 더 깊이 배우고 있을 것이다. 계속 한국에서만 가르치지 않고 해외로 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영어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후,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울 시기에, 상담과 관련된 분야에 전문실력을 가지고 현장에 임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가 안정이 되었다고 마음을 느긋하게 풀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선배 선생님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교사가 될 것이다. 아이들과는 마음으로 통하고, 처음의 그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이나, 수업기술, 학습 자료와 수업아이디어 등등을 공부하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 휴직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일반봉사단으로써 해외에 발령나가서 한국어 교육이나 초등 교육 관련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거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해외파견교육공무원으로서 사명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이 10년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30년 후가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때의 상황(결혼, 가족, 경력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30년 후 50이 넘은 나이가 되었을 텐데, 그동안의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교사들에게 많은 힘이 되고 싶다. 학생들에겐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이고, 또 한편으로 아이들이 편안히 느끼는 교사일 것이다. 고민이나 상담할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 나에게 찾아와서 상담 후 환한 표정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한다. 서로가 괴롭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인 나의 교육환경의 이상이 실현되는 교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