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이유나

미래 교육 2009. 5. 29. 23:15

 

 

초등교사의 꿈을 안고 교육대학에 입학 한 지 3년차,

올해로 24살.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전주를 벗어나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재수를 결심했기에 공부하느라 학원에서 보냈고, 스물한 살 때는 그렇게 원하던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져서 또다시 수능 공부를 했다. 그리고 스물두 살. 남들보다 살짝 늦었지만 전주교대에 입학해서 과제와 조모임 그리고 많은 행사들에 익숙해지고 보니 벌써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졸업한 선배들은 선생님이 된 지금보다 나처럼 학교에 다닐 때가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다며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라고 조언해 주시는 것을 보면, 지금 나는 바쁘지만 행복한 시절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요즘 들어 내 나이를 되짚어 보곤 한다. 내년이면 25살- 20대의 한 가운데에 들어서기 때문인지 무언가 허전하면서도 책임감이 느껴지곤 한다. 내 또래의 친구들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고, 빠르기는 하지만 주부가 되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24살도 중반에 들어선 지금, 하루하루 밀려드는 과제와 조모임에 정신없이 살고 있으면서도 4학년이 된다는 걱정보다는 늙어가고 있다는 본질적인 불안감이 먼저 드는 것을 보면 23살이었던 작년과 올해는 정신적·육체적인 면에서 사뭇 진지하게 다가온다. 이 과제를 하려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지난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꿈꿔본다. 당장 내일도 예측할 수 없지만 앞으로 1년 혹은 40년 후의 나의 모습을 미리 예상해본다는 것이 아직은 와 닿지 않으면서도 상상하는 내내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 과연 내가 이룰 수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 말이다.

 

 내가 교사의 꿈을 가지고 교육대학에서 생활하면서 정립한 교사관은 사랑, 존중, 공감이다. 어린 아이들도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단번에 분위기로 느낄 수 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본받을 점들이 있으며 한 인격으로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그것이 아직 가치관의 정립이 완전하지 않은 사춘기 전의 아이들에게는 절대적이라 생각하며 하루의 반 이상을 함께하는 초등교사는 그 책임이 더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가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랑으로 대하고 인격체로서 존중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이 내가 정립한 교사관이다.


 임용이 끝났을 2년 후(26살), 분명 합격해 있어야 할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기쁨에 들떠 있겠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공부할 수 있을 때- 중국어나 스페인어 같은 제2외국어나 제빵·제과와 같은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 중국어는 유치원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외할머니의 권유로 배웠었는데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다른 주지교과 학원에 밀려 이어가지 못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배워서 원어민과 같은 발음으로 유창하게 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배워보고 싶다. 중국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나 프랑스어를 꾸준히 배우고 싶다. 제과제빵은 요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한창 흥미를 가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제빵용 오븐을 샀는데 케익, 쿠키 등을 구워서 지인들에게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할 때에 받는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맛있게 먹어주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그래서 다양한 제과제빵을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 이왕이면 제빵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

 5년 후(29살), 서른을 앞두고 20대를 마무리 하는 그 때는 아마도 초등 선생님으로서 어느정도 적응하고 있을 것이다. 경력이 5년이 채 되지 않았을 초보 선생님일테니 열정이 가득하여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도 행복하고 즐거운 때가 아닐까. 나에게 있어서 교사는 평생직장이고 내 삶의 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보다 더 준비되고 아이들이 존경할 수 있을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것이 지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말이다. 교육대학원에 입학해서 좀 더 체계적인 교육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육대학원은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심리학 쪽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아동심리 등을 연구해보고 싶다. 현실에 안주하는 교사가 아닌, 연구하고 노력하는 교사였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더 늦기 전에 해외에 나가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10년 후(34살), 30대도 중반에 들어서고 있을 나는 아마도 한 가정의 아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결혼은 되도록 30살이 넘어서 천천히 하고 싶기 때문에 결혼 할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아내이지 않을까. 혼자로 자유롭게 살았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새롭게 제 2의 인생으로 살아가는 출발점이기 때문에 좀 더 진중하고 밝은 모습이었으면 한다. 제2외국어든, 무엇이든 목표를 가지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학교생활에 익숙해져 있을 시기인데,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이해하며 공감하고 있을 교사가 되어있었으면 한다.

 20년 후(44살), 마흔을 넘은 중년인 나는 아마도 한 가정의 며느리자 아내, 엄마, 많은 제자들의 선생님으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쯤 되면 나에게도 졸업한 많은 제자들이 생겼을 것이다. 그 제자들이 나를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찾아 올 수 있을 교사였으면 좋겠다. 동료 교사들에게도 인자하고 똑 소리나는 내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교사이길 바란다. 여러 가지 역할갈등이 생길 수도 있으나 욕심을 부리자면 각자의 역할에서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행동하는 여자이길 바란다. 이 나이쯤이면 직업에 대해 소원시하여 나태해질 수 있을 텐데, 꾸준히 노력하고 싶다. 또한 평교사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자기발전과 더 큰 꿈을 위해 장학사등 교육전문직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면 한다. 자기발전에 대한 노력은 끊임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이 값지고 보다 더 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말이다.

 30년 후(54살), 아직은 현실감 없이 느껴진다. 실습을 나가서 현장에서 보면 그 나이쯤의 교사들은 대부분 저학년을 맡고 있거나 교감, 교장의 위치에 있다. 대부분 교사 생활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아이들과의 세대 차이를 줄이거나 새로운 교육법에 대해 익히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무사안일의 정년퇴임만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쉽게 말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장 교사로 있다면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정신적인 면만은 신세대인 젊은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20대 초임 때와 같은-혹은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변함없이 아이들을 대하고 싶다면 내 욕심일까. 만약 노력해서 장학사의 위치에 있다면 현장과 이론의 괴리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교육대학에서 이론을 공부하고 현장에 실습을 나가서 느낀 것은 이론과 실제가 현저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이론들을 현장에 적용시키고 교단의 병폐를 줄이고자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느꼈으며 그것은 평교사의 선에서는 부족하며 높은 직위의 교육관계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론으로만 대한 교단에 대한 꿈이기 때문에 나의 꿈과 미래에 대한 계획들이 다소 거창하고 현실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을 모두 현실적으로 실현시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노력하려는 시도와 평생에 걸쳐 가슴에 안고 다짐하며 생활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자와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다 어렵겠지만, 나의 힘이 미약할지 모르지만 그저 의무감으로 돈벌이 때문이 아닌 내 손으로 미래의 지도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교사생활을 하고 싶다. 늘 어리고 밝고 천진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초등교사야 말로 얼마나 축복받은 직업인가? 힘들지 않은 직업은 없고, 편안한 직업은 없다. 스승의 날이 되어 전국에서 듬직하게 성장하여 사회의 필요한 존재가 된 제자들이 카네이션을 들고 찾아 올 수 있을 그런 교사가 되고 싶으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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