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컴퓨터교육과 김세진

미래 교육 2009. 5. 29. 21:50

[꿈꾸는 교실]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부터 우리는 등교시간부터 하교시간까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규율에 묶여 정해진 행동을 강요받으며 지내게 된다. 규율을 어기게 되면 학교에서 낙오되고 그 영향은 자신 인생 전체에까지 뻗쳐 평생 벗어나기 힘든 수레바퀴를 한없이 구르게 될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을 가슴속에 품고 간다. 단지 학교는 학생들에게 그러니까 아직 어떠한 신념이나 비전을 가져보기도 전에 규율의 틀 안에서 자유를 가장한 강제 속에 헤메이게 한다. 학교는 부모들과 사회적 기대속에서 미리 정해진 틀 속에 자신의 성장기를 끼워 맞춰 나가도록 강요해 나가는 제도일 뿐이다. 이러한 것들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를 지나게 되기까지 막연히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무의식속에 지니고 있던 나의 생각들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면 막연히 숙제와 시험공부와 같은 단편적인 부분에 대해 부정하고, 사춘기를 거쳐 중, 고등학교 시절은 교사의 입장에서 흔히 말하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 지내오게 되면서 막연히 어떤 불합리성을 느끼면서도 무엇이라 딱 단정 지어 항변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느끼고만 있었다. 느낌만 있을 뿐 의식이나 그에 대한 적당한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어떠한 비전도 없이 그냥 정해진 규율에 최대한 비껴나가기 위해 몸부림만 친다. 대학은 나에게 있어서 단지 부모님의 자식자랑을 위한 통과 의례이고 나 자신의 위치를 뽐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내가 정한 학과는 그 당시에 인기 있던 드라마 주인공의 그럴 싸 해 보이는 직업일 뿐이었다. 항상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불만만 있을 뿐 그에 대한 해결책은 뒷전이다. 뒤로 걷는 사람들 속에 혼자 똑바로 걷는 내 모습만 상상해 왔다. 나의 결함이 나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의 탓으로만 돌리면서 말이다. 지금의 나 자신은 12년 동안 아무것도 제시해주지 못한 교육제도에 있다고 변명해본다. 

 이러한 나 자신이 되지 않기 위해 또 나와 같은 또 다른 자신이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 앞으로의 초등교사로써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막연하게 생각해 본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앞날을 생각해보았다.

 

 5년 후 이제 어느 정도 학교제도와 직업적인 업무파악은 되어 있을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수업준비는 지금까지도 조금은 벅차지만 그런 대로 잘 해나간다. 방과 후 내가 준비하는 일들은 학교 수업 외에 여러 가지 경험들이다. 아직까지는 운동, 미술, 음악과 같은 예, 체능에 국한되어 있지만 서서히 다른 일에 대한 경험들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방과 후 학생들의 지도에 앞장서고 그들이 잘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애쓴다.

 

 10년 후, 동기들이나 선배 후배들은 자신들의 전공을 살리거나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일들을 찾아 전문가가 되기 위해 대학원이나 기타 여러 학원을 찾아다니지만, 난 이제까지의 경험과 더불어 여러  학문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종교학이나, 사회학, 기타 등등 원론적인 학문들에 대한 공부를 다방면으로 그러나 그리 깊지 않게 최대한 많이 겪고 공부하고 있다. 수업 후에나 또는 따로 시간을 내서 나는 아이들에게 비전을 가지도록 용기를 준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아직은 힘들겠지만 막연하게라도 학생들이 자신의 비전을 세우고 자신들의 앞일을 상상하고 꿈을 가지도록 이끌어준다.

 

 20년 후,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앞장선다. 20년 동안 내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강연회를 거치면서 되도록 많은 아이들이 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들이 비전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리지만 많은 아이들이 학교란 제도 속에 규율을 막연히 따르는데 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이 무엇인지 자각하고 자신의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30년 후, 교직에서 물러나 학생들에 대한 강연을 계속하는 동시에 교사들을 위한 강연과 책을 준비한다. 기회가 돼서 교육대학의 비전 전문가로써 예비교사들을 가르친다. 기초교육이 아닌 어떻게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 것인가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지난 학기 교육공학시간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다. 인터뷰중 아이들의 학원에 다니는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또는 부모님께 칭찬 받기 위해서였고, 그들 대부분의 장래희망은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이다. 부모님이 바라시거나 남들이 인정해주고 막연히 좋다고 하는 직업 또는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놀라운 일이다. 그들의 대답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들의 대답이 내가 다니던 20년 전 국민학생들의 대답과 별 다를바 없다는 점이 놀랍다. 초등학교시절부터 교육의 종착역이 대학입시에 맞추어져있다. 아이들은 수학을 과학을 도덕을 왜 배우는지 모른다. 단지 점수를 잘 맞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이제 이러한 과정은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한 노력과 준비가 나의 과제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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