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생활기록부 ‘학생 장래희망’란엔 빠짐없이 ‘교사’라고 쓰여있습니다.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어 준 선생님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12년동안 만나왔던 열두명의 선생님은 모두 제 인생의 큰 영향을 주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렇듯 어릴적부터 ‘교사’란 직업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훗날 ‘교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게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교사가 되면 어떤 목표의식, 소명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겠다는 목표설정을 딱히 해놓은 적도 없고, 어떤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학습시킬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생각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지친 입시공부의 연속에 ‘교사는 안정적이니까, 교사가 쉽게 될수 있는곳으로 가야지. 그렇다면 사범대보단 교대가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교대에 진학했습니다.
교대 진학 후, 오랜 시간동안 시달린 입시공부에 복수라도 하겠다는 심산이었는지, 입시공부 틈틈이 읽었던 책도 손에서 놓아버렸고, 남들 다하는 영어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였으며, 임용고사에 가산되는 자격증공부는 나중에 하자는 생각으로 그냥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만 가끔씩 힘겹게 끝내고 시험도 대충보고 부모님도 걱정 시킬만큼 1년을 그렇게 놀기만 했습니다. 참관실습도 성의 없이 참여했던 게 당연합니다. 1학년을 보내던 겨울방학 무렵, 친구들과 함께 ‘우리 도대체 1년 동안 뭘했을까.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라고 탄식하듯 말하며 지난 1년을 허비한 걸 후회하기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가짐을 다시하고 맞이하는 2학년 교대생활은 뭔가 달랐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전공수업들을 들으며, 초등교육이 쉽지만은 않은 것임을 느꼈고, 두 번째 경험한 참관실습에서도 말로 헤아릴수 없는 많은것을 느꼈습니다. 초등교사에 대한 나의 꿈, 즉 현장에 나가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나의 열망은 날로 커져만 갔고 그렇게 벌써 교대에 진학한지 햇수로 3년차. 1학기를 보내고 교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사를 거친 뒤 현장교사가 될 날이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아직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 없던 ‘교사로서의 나의 비전선언’은 현 교대생으로서 어떤 과제보다 큰 영향을 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소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학생들의 가장 소중한 벗이자, 편안한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초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은 공동체라는 것을 느끼며 사회를 조금씩 학습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접한 것들에 대한 이질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늘 따뜻한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보셨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눈빛을 받은 아이들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고, 그 과정에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었으며, 어렵고 힘든점이 있으면 늘 선생님에게로 가서 심심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납니다. 나는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5년후
아직은 신임교사로 현장에서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총 3~4번의 다른 아이들을 만나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얻어가고자 하는것, 어떤 가르침을 어떤 방식으로 줘야 하는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을것입니다. 방과후에는 서투르게 나마 학교의 업무를 배워가고 있을것이고 배울것이 많은 신임교사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겠지만 바쁜시간을 쪼개 대학원도 다니며 더 깊고 새로운 공부도 하고있을 것입니다. 대학원에서는 ‘아동 심리’ 쪽을 전공으로 할 것입니다.
10년후
교사로서의 위치를 어느정도 잡아가고 있고, 그동안 내가 해놓았던 목표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선생님으로서 살아가고 있을것입니다. 가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5년전과 같이 바쁘겠지만 현장에서는 대학원에서 전공하고 있는 ‘아동심리’를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사로서 대학원에서는 석사학위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20년후
나의 오래된 꿈인 ‘아동심리전문가’인 교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대학원에서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면 현장 교사 외에 아동심리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을 가질수도 있을것이지만, 저는 교사로 학생들과 오래도록 소통하고 싶으므로 현장을 떠나진 않을겁니다. 10년전보단 조금은 여유로워 질것이므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줄것입니다.
30년후
53살. 그동안의 나의 삶이 어땠나 돌아보는 시간. 우선 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것에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로 인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학생들의 모습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30년 후에도 학생 하나하나를 기억할 수 있도록 오래전부터 해온 학생들에 관해 정리한 노트를 꺼내들어 나를 거쳐한 학생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교장이나 교감이 되어 한 학교를 이끌어 가는 운영자가 된다면 ‘나보다 남을 먼저생각하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할 줄 알고,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이라는 가치관을 가장 큰 주안점으로 두고 교육하는 학교로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내가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할지는 2년전에 정해졌습니다. 오랫동안 갖고 싶은 직업이었고 그 직업을 갖기위해 발걸음을 어느정도는 내딘것 같습니다. 이젠 교사로서의 가치관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립해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갈 때입니다. 아직 반도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누구보다도 좋은교사, 훌륭한 교사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