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장수현

미래 교육 2009. 5. 30. 15:00

 

나의 비전

국어교육과 장수현

 

  나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에 흥미가 많았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즐겼고, 가수를 흉내 내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도 무척이나 좋아했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해서 아빠를 따라 높은 산도 거뜬히 올라갔으며, 책을 읽는 것 또한 즐겼다. 그래서 어릴 때 누가 나에게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대답이 제각기 달랐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 ‘교사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 것이다. 그 때 이웃집에 맞벌이를 하는 부부와 두 명의 여자애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둘 모두 다 아직 어려 유치원에도 가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매일 그 집에 가서 그 아이들을 돌봐주게 되었다. 우리는 인형놀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며 즐겁게 놀았고, 내가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어느 날은 한글과 숫자가 적힌 종이가 벽에 붙어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잘 모른다고 해서 이를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숫자를 읽는 것조차도 잘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숫자를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한글은 ‘개미’나 ‘나무’와 같이 비교적 간단한 단어들은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이는 단기간에 일어난 현상이 아니었다. 그 당시엔 나도 어려서 아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것을 가르쳐주고 그들이 그것을 배우는 것을 보면서, 무엇이라고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한 번도 교사가 되는 것 이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직 교사가 되어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아는 것을 열심히 가르쳐주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교사를 개인적 측면으로 볼 때는 그저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람을 대하고 사람을 담아내는 직업인 교사는 어쩌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교사가 가장 행복하고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교사를 하나의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그릇이냐에 따라 그 안에 담기는 내용물 또한 달라지듯이, 교사 자체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그릇이 되었을 때, 그 안에 담겨지는 학생들 또한 빛을 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교사는 학생에게 올바른 인격이 형성되고 바람직한 성장 및 발달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전인적인 교육을 한다. 즉 교사는 교육을 통해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교사가 어떠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에 속한 학생들의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교사가 그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지닌 존재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교사를 개인적 측면뿐 아니라 국가나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면, 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된다. 즉 교사는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의 밑거름을 마련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므로 충분히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교사가 되고 싶고, 그리고 반드시 교사가 될 것이다.

 

  교직에 임하는 모든 교사는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직 아는 것이 부족하고 경험도 미비하기 때문에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 잘 알지 못하겠지만, 보다 넓고 크고 아름답고 가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서 나 스스로에 대한 목표와 신념을 나름대로 세워보았다. 그리고 지금부터 시작하여 나중에 교사가 된 후에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나는 가장 먼저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사는 학생들을 담아 낼 때에 한 명 한 명 넓은 마음으로 수용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은 어떠한 의식적인 노력보다는, 교사 스스로가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이 지니는 사고와 태도는 그를 가르치는 교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사가 어떠한 사고와 태도를 지녔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항상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사는 수업은 물론이고 문서 작성이나 행정 업무 등 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다. 하지만 교사의 주된 임무는 학생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교사가 되면 학생들과 최대한 가까이 지내면서 학생들 간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다 효과적인 지도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나와 의사소통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교사가 되고 싶다. 참된 그릇이 되어 아이들을 수용하고 저마다의 가치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 교사는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많은 것을 알고 있을수록 그 교사에게 속한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최선의 환경과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교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그를 잘 활용 할 줄 알아야 하므로, 나는 스스로 여러 지식을 습득하는 데 힘쓸 것이다.

 

  5년 후에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교사로 생활하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기도 할 것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나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면서 현실과 이상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 아동 상담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대학원에서 아동 상담이나 아동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아동을 이해하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 이를 발판으로 삼아 교사로서 진정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기 시작할 것이다.

 

  10년 후에 나는, 교사라는 직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일 것이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법을 알고, 학교의 교육과정도 잘 알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교육 과정을 토대로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교육 방법을 고안해내고, 그리하여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설령 그러한 노력이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고 실망스런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끊임없는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의 다양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다.

 

  20년 후에 나는, 이제 학교의 상황을 잘 알고,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다루는 데 나름의 노하우를 습득하게 될 것이다. 40대라는 나이가 조금은 늦은 감도 있지만, 약 5년 전부터 특수아동과 다문화 가정 아동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비해 특수아동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다문화 가정 아동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때 쯤에는 학교에서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학교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교사 스스로도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법을 생각해보아야 실제로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보다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년 후에 나는, 아마도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내가 몸담고 있는 초등학교가 도시에 있든 농 · 어촌에 있든, 나는 내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학교와 학생들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특히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게 하고 이를 직접 실천해보도록 지원하는 데 힘쓸 것이다. 교직 생활을 한지 약 30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여유로움을 느끼겠지만, 교사로서 처음 가졌던 생각과 열정을 잃지 않고 항상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둘 것이다.

 

  교대에서 이미 2년을 보내고 3년째 다니면서, 바쁜 학교생활을 핑계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작아져 있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교사라는 직업은 내가 원해서 선택했고, 정작 몇 년 뒤에 바로 내가 가야 할 길이지만, 그에 대해 이토록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더 훌륭한 교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열심히 고민하여, 나중에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는 양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교사는 자신의 신념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이 왜 교사가 되었는지, 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지 않고 노력해서 발전을 거듭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예비교사로서, 그리고 더 나아가 교사가 되고 나서도, 어떤 교사가 진정한 교사인지 생각해보며 나 스스로를 계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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