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많이 돌아온 길인데 지난 2년간을 떠올려보면 처음 입학할 때의 마음가짐과는 크게 다른 생활을 한 것 같다. 1학년 1학기 때는 교대의 커리큘럼과 과제에 정신없는 생활을 하였고, 점점 적응이 되어가면서 나태해지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왜 교대에 들어왔고 왜 교사가 되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두 번의 참관실습과 학습부진아 교육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느꼈지만, 교사로서의 미래의 내 모습에 대한 뚜렷한 밑그림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내가 초등학교 때 만났던 한 선생님처럼 되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여섯 분 중에서 기억에 남는, 그리고 내가 본받고 싶은 선생님은 단 한 분뿐이다. 항상 말썽만 부리던 나를 변화시켰던 분, 학생들을 이해하고 모든 학생들을 공평하게 사랑으로 대하셨던 그 분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을 한 채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해보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앞으로 한 학기만 더 지나면 4학년이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을 텐데 지금이라도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보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년 후에 나는...
초등교사로서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워가며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그것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석사 과정을 밟고 있을 것이고, 결혼을 해서 두 돌 정도 된 아이가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나는 교사로서, 학생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과 행복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를 가지면 학생들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그 말이 확실히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모든 학생들을 공평한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년 후에 나는...
교사로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안정적인 위치에 있을 것이다. 이때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지만 나는 그것을 극복하고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며 초등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울 것을 다 배워 버린 사람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것은 고여 썩은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시기에 아동 이해, 인지 및 발달 심리에 대한 지식, 아동 상담, 교수법 및 학급 경영 이론, 교육 내용 등에 대한 지식과 실기를 고루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에 나는...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예비교사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전주교육대학교의 강단에 서 있을 것이다. 미래의 희망이 될 아이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그러한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대 생활을 하면서 많은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었지만 확실히 현직 경험이 있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교수법이라든가 지식과 경험의 전달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직 경험이 없는 나이지만 “나라면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칠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학생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교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5년 후에 나는...
예순의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로서의 지난날을 생각하며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있을 것이다. 내가 초등교사로서, 그리고 대학교의 교사로서 학생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교와 대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몸소 체험한 경험들이 보다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낼 것이다. 이 시기에 나는 내가 직접 가르친 학생들과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나의 교육자로서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