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에 입학한 지 어연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되어서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초기와는 달리 교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많은 경험을 해 보며 앞서 가졌던 마음가짐보다는 더 깊이 있고뜻 있는 목표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도 노력해야겠지만, 후에 저를 거쳐갈 아이들에게는 우선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선생님이 되려는 예비 교사들 모두가 이러한 다짐을 끊임없이 하고 있겠지만, 교생 실습을 가보고 제가 겪어보았던 일들을 떠올리면, 이 다짐을 계속 실천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르나 봅니다.
그러저 오늘 제 미래의 비전을 세우고 모두에게 공개된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저의 다짐이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훗날 제가 이 비전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년 후의 저는 신입교사로서 예기치 않은 많은 일들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생소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과 지내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한명도 빠짐없이 애정을 심어주려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될 수만 있다면 5~6년동안 전학년 담임을 골고루 맡으면서 일 년마다 제가 맡은 학년의 교과 수업자료들을 차시마다 만들어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그것은 저의 가장 뿌듯한 자산이 될 것이고, 더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되고나서 1년, 2년이 지나면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아동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영어교육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해보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이나 여러 가지 외부적 환경들로 인해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고 그것을 올바르지 않게 표출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고 그것은 제가 맡은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이 시기에 그런 아이들을 바로 잡아줄 사람은 선생님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문에, 아동심리학 또는 상담 전공은 저의 교사생활에 있어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교 때부터 열심히 연습해온 거문고를 선생님이 된 후에도 레슨을 받으며 틈틈이 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기계발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점점 국악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방학동안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유럽여행도 해 볼 것입니다.
10년후의 저는 교사로서의 경력이 어느 정도 쌓여 아이들을 지도하는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지만, 아마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데 정신이 없어 아이들에게 자칫 소홀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정을 되찾은 후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시기의 저는 대학원에서 아동심리학 또는 상담 전공을 마치게 될 것이고, 이를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특히 매사에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모아 연극 동아리를 개설하려고 합니다. 점수에 상관없이 대회에 나가고, 공연도 가지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10년이 지나고 30대 중반까지는 제가 가진 ‘교사’라는 직업에 열정을 다할 것입니다.
30대 중반 이후에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교육심리학 쪽을 더 공부하겠다는 꿈을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후의 저는 유학을 다녀 온 후 다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거나 경험을 살려 시간강사로 대학생들을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다니던 이 교대에 들어와 저의 학창시절 이야기와 현장의 얘기, 조금 더 넓은 세계를 욕심내었던 얘기들을 풀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0년이 지난 후에는 벌써 훌쩍 커버려 대학생이 된 제자들이 저를 찾아와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고 가고, 그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학기 중에는 이렇게 초등학교와 대학교를 오가며 가르치고, 방학 중에는 가족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저의 경험을 살려 초등교육 교수 자리에 지원을 해 볼 것이고, 임용되지 않는다면 저를 만나는 아이들이 즐거운 추억과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30년 후의 저는 벌써 정년퇴직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입니다.
저의 자녀들은 이제 독립을 할 나이가 될 것이며, 저는 저를 위해 시간을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노후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경제적으로 여유 있어진 저는 이제 초등교육이라는 저의 일을 잠시 놓고 서양사, 서양음악사,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단 한번 살다가는 세상, 인간으로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강한 저는 아직 경험해 보지못한, 배우지 못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볼 것입니다.
50대 후반이 되면 조금 일찍 퇴직하여 한가로운 시골에 조그마한 집을 구해 전통찻집을 꾸미고, 도예를 배워가며 편안하게 보낼 것입니다.
이렇게 먼 훗날의 비전까지 생각하다보니, ‘이 모든 것들을 다 이룰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이 듭니다. 노력하겠지만, 저의 바램들을 다 실현시키기에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미래를 살고 있던 그것은 저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삶이며,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언젠가 이 비전을 보면서 가장 빛이 날 시기에 굳게 다짐했던 그 때를 다시 생각해보고 어느 덧 세상에 찌들어 있는 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