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선언
영어교육과 20070364 김하늬
선생님에 대한 직업에 대해 어렸을 적부터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교실에서 학생들이 떠들었단 이유로 반장, 부반장, 학급부장들을 복도에 불러 세워서 아침자습시간 1시간 내내 ‘엎드려 벋쳐’를 하고 나서 기다랗고 두꺼운 ‘사랑의 매’ 엉덩이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 그뿐만이 아니라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기억은 나진 않지만 뺨을 맞은 일 등. 내가 지금 보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너무 귀엽고 예뻐서 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분풀이의 대상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그 선생님은 왜 학생들을 때리셨을까에 대해선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도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귓속말이라도 하면 앞에 나와서 손바닥 한 대씩을 때리셨고, 수학문제를 100개 이상 만들어와 풀도록 하셨다. 결국 견디지 모한 우리만 아이들 몇 명은 학교의 익명게시판에 선생님의 험담을 써놓았다. 선생님은 전근을 가셨지만 6학년 때 아이들이 혼나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서 집에 와서 울었던 기억만이 남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선생님이 가르치신 내용을 배운 것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선생님이랑 체육시간에 놀았던 일, 노래를 부른 일, 스티커를 받아서 칭찬받았던 일들만 기억이 난다. 초등학생들에겐 지식을 암기하기보다는 생각하고, 의견을 말해보고, 뛰어놀고, 재미있게 노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내가 교사가 된다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보단 초등학생의 눈으로 가르치려도 노력할 것이다. 내가 싫어하고 무서워했던 선생님들의 행동이 나에게는 하지 않아야할 기준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매를 들지 않는 선생님’이 내 목표다. 학생들에게 벌 줄 일이 있으면 ‘동시’ 지어오기, 그림 그려오기와 같은 숙제를 내도록 할 것이다.
현재 과외알바를 하면서 가르치고 있는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지금 1년 정도를 가르치고 있는데 나는 지식을 암기시키기 보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한다. 학원에서와는 달리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과외하는 학생이 나를 잘 따른다. 그리고 학생의 동생들도 내가 오면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반겨주는 것으로 보아서 내가 가르치는 방향이 나쁘지는 않는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고, 이런 식으로 교사가 되어 학생과 생활한다면 즐겁고 좋은 학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나는
5년 후에는 27살, 임용시험에 바로 합격을 한다면 현장근무 3년차 선생님일 것이다. 3년차면 수업에서 허둥대지 않고 지도서정도만 봐도 수업을 매끄럽게 진행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교과서의 지식만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하게하고 수업이 재미있도록 느끼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 공부는 학급경영이나 수업에 대한 많은 책을 읽는 것들을 비롯하여 미술학원에 가서 미술도 배우고 체육도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많은 활동들을 배울 것이다. 아직 내가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 때문에 세미나에 참석하여 오랜 경력의 선생님들께 조언을 듣고 실천을 해야겠다.
10년 후에는 32살. 나는 각 학년을 맡을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것인데 10년 정도면 많은 양이 쌓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배 선생님에게 물려받은 자료도 있을 것이고 내가 만든 자료도 많을 것인데 이런 것들을 학년별로 모아서 ‘자료집’을 만들고 싶다. 자료를 공유해야 후배 선생님들도 참고하여 더 좋은 수업을 기획할 수 있고, 나도 내 수업자료들에 대해 피드백을 가지고 있어서 수업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20년 후에는 42살. 수업자료를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라 ‘문제집’을 만들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들을 보면 암기와 반복을 위한 문제집이 대다수 이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사고를 경직시키는데 일조하는 방법이다. 나도 이런 문제들을 많이 풀었었고 학교 선생님들도 문제집만 풀어오는 것을 좋아하시고 시험문제도 암기를 해야만 풀 수 있는 것들을 출제하셨다. 그 결과 성인이 된 나는 경직된 사고와 비판능력을 상실한 사회생활에 있어서 ‘모범적’이고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믿고 행동하는 인간상이 되었는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이런 사람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문제집을 만들 것이다. 돈을 바라는 일은 아니며 내가 교사로서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노력이라고 보면 된다.
30년 후에는 52살. 자료집과 문제집을 토대로 후배들을 위한 책을 만들 것이다. ‘예비교사를 위한 책’, ‘현장교사를 위한 책.’ 두 권이 될 수도 있고 통합해서 한권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예비교사로서 겪었던 점들, 선배들이 알려주지 않았던 도움 되는 말이나 글, 자료 들을 실은 내용일 것이다.
비전의 시계처럼 일정한 시간이 되면 모든 것들이 딱딱 맞춰서 일어난다면 좋겠지만, 비전은 나의 의지와 노력을 요구한다. 때로는 유혹에 휘말려서 지키기 어려울 수 있지만 비전이 없이 흔들리는 사람보다는 나는 그 약속을 따라서 내 삶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