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윤리교육과 이윤희

미래 교육 2009. 5. 30. 21:10
 

 나는 어렸을 적부터 어른들이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선생님이라고 대답하였다. 내가 어렸을 적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선생님은 만물박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척척 대답해주시고, 나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도 크면 꼭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단지 어렸을 적에 선생님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장래희망을 선생님으로 정한 것이 어떻게 보면 막연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감정은 내가 고등학교 때 교육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 원동력이었다.

 


 

 2007년 3월, 나는 정말 가고 싶었던 교육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후, 나는 많은 곳에서 ‘예비교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 말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단지 힘들었던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나고 대학교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새로 사귄 친구들과 어울리고, 동아리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즐거워하기만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학년 첫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그 때 만났던 담임선생님께서 잊을 수 없는 이야기 하나를 해주셨다. 대학교 4년 동안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자신만의 교육관, 교사관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내가 대학교 안에서 생각하는 교육의 현장과 졸업 후 만나게 되는 교육의 현장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나만의 확실한 교육관, 교사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현실에 부딪쳐 휘청거리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실천할 것인가? 이 질문은 결코 쉬운 질문이 아니다. 하지만 미래의 나의 교사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지 않고 선생님이 된다면 현장에 나가 큰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내가 가르치게 될 아이들에게도 굉장히 미안한 일이다.

 

 


 이 과제를 하면서 내가 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을 생각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김수현 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와 어울리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어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갔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점점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님의 걱정도 날로 커졌다. 그렇게 2학년이 되어 김수현 선생님과 처음 상담을 하던 날, 선생님께서는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선생님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때 내 성적은 교육대학교에 들어가기에 많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절대 어렵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지금부터 선생님과 열심히 하면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날 이후 선생님께서는 내가 지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1주일에 한번 씩 반 아이들과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마련하셨는데 그 때마다 공부상태도 점검해 주시고 고민도 들어주셨다.

  2학년 2학기 때 본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와서 김수현 선생님께서는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을 선물 해 주셨다. 책 안에 나오는 데쓰조는 파리를 기르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아이이다. 사람들은 그런 데쓰조를 보고 바보라고 놀리거나 멀리하려고만 했지만 데쓰조의 담임 선생님을 맡게 된 고다니 선생님은 헌신적인 사랑과 노력으로 차츰 데쓰조의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고다니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 안에서 문제아였던 데쓰조는 아이들에게 파리박사라고 불리면서 재능 있는 아이로 인정받게 된다. 고다니 선생님은 아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이다. 그런 고다니 선생님을 보면서 나 역시 내가 미래에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아이들 하나하나 모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보석 같은 존재로 대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김수현 선생님께서도 나의 재능을 믿어 주시고, 내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나 역시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은 아직 미숙한 아이들이지만 그 안에는 내가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줄 알며, 그 안에 있는 재능을 인식해 키워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 5년 후

  이 시기에 나는 갓 선생님이 되었기 때문에 마음속에 열정이 가득한 선생님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아이들과 부딪치기도 하고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며 어려움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안정을 가지게 된 후에는 더욱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가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우선 교사가 된 5년 동안에 나는 교육대학원에서 아동 심리학과 상담에 대해 배우고 싶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실천해 나가고 싶다. 내가 맡게 될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 대화를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아이들과 진정한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작년에 상담에 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아이들의 마음속은 마치 막으로 둘러 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에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는다면 그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의 잠재적 가능성도 알기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과 진정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10년 후

 교사가 된지 10년 후에는, 그동안에 많은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나만의 교육 노하우가 쌓여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 교사가 된 후 이 시기까지 나는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나만의 특기 하나를 정립할 것이다.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모든지 가능하다. 어느 날 TV에서 아이들에게 재즈댄스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본 적이 있다. 그 선생님은 자신의 반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요즘 아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재즈댄스를 배웠다고 한다. 그렇게 몸소 배운 재즈댄스를 자신의 반 아이들에게 가르쳐 아이들과 즐겁게 춤도 추고 추억도 만든다고 한다. 이렇듯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많은 것 중에 나만의 특기를 세워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나에게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20년 후

 20년 후에 나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나의 노하우를 현장에 나가있는 교사 후배들이나 아직 예비교사인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내가 처음으로 현장에 나갔을 때 막막함과 어려움을 기억해 교사 후배들과 교육대학교 학생들에게 내가 현장에서 몸소 배운 것들을 알려준다면 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그들이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 자신의 교육관에 대해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내가 첫 실습을 나갔을 때 그 반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만의 교육관에 대해 고민했던 것처럼 그들도 나의 이야기를 듣고 확고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한다면 그들이 현장에 나가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고 생각한다.

 


★ 30년 후

 30년 후에 나는 한 학교를 이끄는 교장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교사가 된 이유는 아이들의 잠재 가능성을 알고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더욱 펼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서였다. 이런 나의 마음을 잊지 않고 내가 맡은 학교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그 안에서 많은 경험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시작만큼 끝도 중요하도 생각한다. 30년이라는 세월동안 교사라는 직업을 해온 나는 점점 나태함과 무력함에 빠져 갈지도 모른다. 정년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아이들과 함께 할 이 시기에 처음 교사로 발령을 받아 열정이 가득했던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아름다운 끝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나의 비전을 세우면서 나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책임감에 대해 느꼈다. 훗날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예비교사가 되고 싶다. 그렇게 하여 내가 현장에 나가 교사가 되었을 때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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