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직업이 정말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일 년에도 몇 번씩 장래희망이 바뀌곤 했답니다. 남자아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무림의 고수부터, 만화가, 축구선수, 성우 등등...
돌이켜 생각해보면 꿈이 많았던 이유가 저에게 주어진 재능 중 탁월한 한 가지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랬던 아이가 지금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교육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비전을 쓰며 컴퓨터 앞에서 생각을 해보니 학창시절 많은 가짓수의 꿈을 가졌던 저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제가 초등학교에서 만날 아이들은 모두 제가 유년시절에 가졌던 멋진 꿈 한가지씩을 가슴속에 품고 있을 테니까요.
그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니 저에게 다가올 교직생활이 기대가 됩니다. 저는 어려서 만화를 그릴 때 스토리가 자주 고갈되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만화가지망생이 저희 반에 있다면 함께 고민을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또 만화영화 성우가 꿈인 학생이 있다면 함께 만든 대본으로 녹음도 해보고 싶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과정도 재미있고 실제로 만화가, 성우, 무림 고수가 된 아이가 있다면 꼭 연락해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만화가의 화실이나 성우의 녹음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거든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이 되었을 때의 모습 중 어느 한 가지 부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좋은 모습 중 한 가지 부분일 것이지요. 선생님이 되기도 어렵지만 좋은 선생님이 되기는 더 힘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교사가 되면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과연 좋은 선생님인가 라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5년후
저는 이럴 때 교사들끼리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온라인상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이 저의 5년 후의 비전입니다. 이 커뮤니티는 현직교사와 교육대학교 재학생들만 접속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는 전국초등학교나 교육대학교에서만 제한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나누는 이야기들 중에는 교사들의 고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지도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에 대한 내용도 있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보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일반인들은 접근 할 수 없도록 각종 검색엔진에서 검색도 되지 않게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도메인도 미리 구입해 두었습니다. www.nol.to 입니다. 이 글을 읽는 예비 선생님들은 ‘놀토’ 라는 두 글자만 외우시고 앞으로 교사 생활하면서 부딪히게 될 어려움이나 학습지도에서의 노하우를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전수해 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지금은 접속하셔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
10년 후
지금으로서는 교육대학원에 갈 예정이지만 놀토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다면 서버 운영과 관련하여 컴퓨터 관련 대학원에 들어가서 좀 더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놀토 커뮤니티와 관련하여 저의 교사로서의 삶을 생각해보면
퇴근하기 전 저는 놀토에 접속해서 내일 공부할 단원에 대해 효과적인 교수방법과 지도안, 수업동영상등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 반에는 철수라는 학습부진아가 있는데 철수와 부진원인이 비슷한 아이에 대해 선후배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다음날 제 계정으로 작년 철수와 비슷한 학습부진을 겪었던 영희라는 아이의 학습 자료와 지도상 유의할 점 등이 도착해 있습니다. 저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철수를 지도할 것입니다.
20년 후
불혹을 넘긴 제 나이는 마흔 일곱입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결혼과 가정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선생님 커뮤니티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제가 꾸려나갈 가정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밖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두 손을 사용해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토끼 같은 아이들과 여우같은 아내를 위해 나무로 아내의 화장대도 만들고 아이들 책상과 의자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톱질을 하는 목수와 컴퓨터 서버를 관리하는 두 가지 모습이 썩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저는 잘 해낼 거라 생각합니다.
30년 후
이제 놀토 커뮤니티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처음 놀토를 설계할 때부터 더 이상 손쓰지 않아도 스스로 잘 돌아가게 만들고 싶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이 해야 하는 법이기에 젊은 선생님중 한 분에게 커뮤니티 운영을 맡기고 싶습니다. 30년 후까지 비전 블로그에 계속 글이 올라오고 있다면 그 비전중 하나를 읽어보고 적임자를 찾는 일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