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가졌던 꿈은 지금 제가 가고 있는 길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제가 교대를 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수능을 실패하고 재수를 하면서 교대를 목표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한번의 실패를 맛보았고 부모님께서 교대를 간절히 원하셨기 때문에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아무런 비전 없이 단순히 ‘교대’가 저의 목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교대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교대생이 된 것에 대해서 별로 자부심을 갖지도 못했고 어떤 선생님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은 당연히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2번의 교생실습을 하면서 점점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 제게 교생실습은 정말 즐겁고 뜻 깊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첫실습은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배정받았는데 첫날은 아이들이 별로 다가오지도 않더니 그 다음날부터 “선생님~선생님~”하며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급식실에 갈 때 서로 제 손을 잡으려고 싸우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이들과 밥도 같이 먹고 방과 후에는 놀이터에서 같이 놀기도 하면서 선생님이라는 나의 미래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2번째 실습은 5학년 교실에 배정받았습니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아이들 자리배정표를 보고 아이들 이름 대부분을 하루 만에 다 외우기도 하고, 반아이들이 같은 반의 장애를 가진 아이를 잘 돌봐주게 하고, 말이 험한 아이에게는 그러지 말라고 당부도 하는 등 아이들에게 선생님으로서 다가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뒷자리에 앉아서 담임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을 때 ‘나라면 이렇게 설명할 텐데’, ‘저 방법은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써먹어야지’ 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투명했던 그리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던 선생님으로서의 내 미래에 대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준비를 한 것입니다.
교생실습을 통해 역시 나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선생님이란 직업이 나의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지만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실습에서는 단순히 아이들 자체가 좋아서 선생님이 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면 두 번째 실습은 물론 아이들도 정말 사랑스러웠지만 무엇보다도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챙겨주는 내 자신의 모습에서 선생님이 나의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저는 아이들에게 친구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무섭고 왠지 다가가기 어려운 선생님보다는 같이 즐길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교과목을 잘 가르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고 힘든 일이 생기거나 의지할 곳이 없을 때 기댈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권위있는 선생님보다는 친구같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5년 뒤에 저는 새내기 선생님으로서 열정을 가지고 교사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실제상황에 적용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경험을 쌓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들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10년 뒤에 저는 영어교육이나 수학교육관련 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영어나 수학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뒤에 저는 대학원에서 영어교육을 공부했다면 영어회화담당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간단한 생활회화정도는 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입니다. 수학교육을 공부했다면 수학경시담당 선생님이 되어서 경시반 아이들이 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서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할 것입니다.
30년 뒤에는 시골 소규모학교에서 한가로운 교사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서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귄위있는 선생님보다는 이모 같은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체험학습 시간을 많이 가져서 아이들이 직접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