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초등교육과 장은주

미래 교육 2010. 5. 29. 22:17

내가 교사의 길을 선택한 것은 거대한 포부와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니고 있던 직장에 대한

스트레스로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가장 해볼만하다고 생각된 것이 교사라는 직업이었기에 선택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가장 만만하게 봤던 대안이었기에 선택했던 길이었다. 나의 이런 결정이 누군가가 보기엔 가벼워 보이고 신중치 못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혹자는 나한테 배우게 될 학생들에게 미안해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건낸다. 그런가? 의문이 든다. 눈 앞에 벌어진 상황이 아니라 그런지 내가 맡게 될 학생들에 대한 큰 책임감이 아직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 말 한마디가 어떤 학생에겐 평생을 안고 갈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어두운 도로에서 의지할 수 있는 가로등 불빛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내가 결심하는 것은 단 한가지다. 신중해 지자는 것. 다 안다고 깊은 생각없이 행하는 내 모든 행동이 누군가에겐 절대적 가르침이 될 수 있다. 그게 교사라는 자리의 무서움이고 어찌보면 교사 최고의 행복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의 절대적인 스승의 자리도 탐이 나지만 누군가의 절대적 분노의 대상이 되지 말자는게 지금의 나의 비전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러기 위해 나는 꼭 신중해 져야 한다. 앞으로의 교사 생활이 신중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단련의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5년 후의 나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스스럼 없는 관계를 갖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는 것도 나와는 나눌 수 있는 편한 교사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나를 편하게 생각 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치우치지 않는 행동을 위해 매일 아침마다 빈교실에서 신중해지길 다짐할 것이다. 항상 아이들보다 먼저 출근하면 좋겠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

 

10년 후의 나는 나의 소신대로 교사생활을 하기위해 교사의 전문성을 쌓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원이 전문성 있는 교사의 필수 코스는 아니지만 그저 승진 가산점을 위한 대학원이 아닌 학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학업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상담 교사 쪽에 관심이 있지만 틀에 박힌 심리치료 같은 공부가 아닌 현장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쌓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편견들을 내 스스로 깨면서 모나지 않은 성격을 가진 편안한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열린 마음을 가지도록 꾸준히 마음 공부를 해야지..

 

20년 후의 나는 영어와 일어를 마스터한 국제적 능력이 있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사실 일어까지는 자신 없지만 영어 하나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녀온 많은 여행지들, 새벽마다 꾸준히 다닌 회화 학원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영어가 모자란 우리 반 학생들을 도울 수 있도록 방과 후에 내가 다녀온 여러나라들을 보여주며 내 추억도 얘기해 주고 그 상황에서 나눴던 영어대화들을 활용해 쉽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

 

30년 후의 나는 정년즈음이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교사라는 직업이라 정년을 빨리 맞는다는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알차게 보냈을 것이다. 편안한 관리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 아직도 완벽하게 신중한 사람이 되지 못해 아이들이나 학부모들 말에 상처받고 상처주고 하는 일들이 간간이 있지만 독선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생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즈음엔 항상 아이들보다 먼저 출근해 빈교실에서 제일 먼저 아이들을 맞이하는게 습관으로 자리잡혔길 기대해 본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교육감도 되고, 기업인도 되고, 신문의 우리동네 영웅란에 이름을 올리는 자랑스러운 시민도 되고 .. 찾아오면 좋겠지만, 날 기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이 어렸을 적을 떠올리면 나와 함께 있던 그 공간이 떠오르고, 나로인해 입가에 미소짓게 되는, 그런 교사가 되고싶다.

'비전 선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육교육과 진연화  (0) 2010.05.29
컴퓨터교육과 한대식  (0) 2010.05.29
영어교육과 노재헌  (0) 2010.05.29
초등교육과 윤영복  (0) 2010.05.29
체육교육과 서영보  (0) 201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