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는 선생이라는 직업이 너무 싫었다. 그것은 항상 나를 혼자 두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님은 모두 선생님이다. 항상 학교 일로 바빴던 부모님은 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나와 같이 하지 못했었다. 때문에 항상 나는 다짐했었다. 결코 선생님은 되지 않을 거라고... 절대로 나의 아이들은 외롭게 만들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지금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대에 다니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수년간 계속 되었던 나의 굳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도 신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내가 그토록 증오했던 선생이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러한 인생의 아이러니가 생겨난 데에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내 머리를 스치던 생각이 지금의 나를 교대에 몸담게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교사였던 나의 부모님 덕분이라는 것이다. 비록 소중한 시간을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모두 훌륭한 부모님이 있어 가능했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인지 나의 다짐은 바뀌기 시작했다. ‘나의 부모님 같은 교사가 되어야지’ 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남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잘 가르치는 교사도 물론 되고 싶지만 나는 그것보다 우선 마음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아이들은 나의 말 한마디와 조그만 눈짓, 손짓 하나에도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각자의 가슴 속에 담아간다. 그것들이 부디 온기를 잃지 않도록 나의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자신이 품었던 온기를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주었으면 한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에 있어서 따뜻한 마음만이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 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할 아이들을 위해 나의 마음부터 행복으로 가득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부터 차곡차곡 행복으로 채우기 위해 나는 감히 ‘미래의 나’와 약속을 해 본다.
5년 후 나는..
아마도 한사람의 아내가 되어 전북의 한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교직 4년차가 되어 있을 나는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을 준비할 것이다. 같은 직업을 가진 나의 배우자는 나보다 교직에 관해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와 많은 대화를 하며 예쁘게 자라날 나의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안정된 30대 중반의 나의 생활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향기로 피어나길 바란다.
10년 후 나는...
아마도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 때쯤이라면 나의 아이들도 초등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육아를 하는 동안 아이들에 관해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을 것이고, 또한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익혔을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가슴으로 안을 수 있을 것이다. 감히 말한다면, 나의 교직 생활에서 내가 가진 열정과 노하우가 절묘하게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키워낸 제자들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 것을 보고 가르치는 보람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 나는...
그간의 교직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멀리 여행을 떠나볼 것이다. 50대가 되었을 나는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 나이라면 가르치는 학생들과는 꽤 많은 나이차이가 나겠지만 여행으로 인해 더욱 깊어질 나의 감성은 아이들로 하여금 눈망울을 더욱 반짝이게 하고 환한 웃음을 자아내게 할 것이다.
30년 후 나는...
이제는 교직생활을 조용히 마무리 할 시기다. 나는 30여 년간 나와 함께 했던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과 향기들을 고스란히 담아 한 권의 책을 만들 것이다.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한 후에 그 책을 보게 되었을 때, 내 마음의 온기를 느끼며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나는 교사로서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참 행복했노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큰 보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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