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초등교육과 조국인

미래 교육 2010. 5. 30. 22:01

 

 

나는 어느새 부터인가 내가 꿈꾸는 일과 장래희망을 이분적으로 나눠놓았던 것 같다.

내가 날을 새면서라도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은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그 일을 통해 결국 생존싸움으로 치닫게 된다면 내가 끝까지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사실 내가 꿈꿔왔던 나의 모습은 건축 설계사였다. 디자인을 하는 것은 너무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고 미술작품이라면 날을 새서라도 마음에 들 때까지 매달리게 되었다. 그래서 직업을 생각해볼 때도 내가 즐기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병행 할 수 있으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국 부모님께서 제안하신 교사라는 직업을 목표로 갖게 되었다. 교사는 예체능 분야도 접하면서 여가활동 시간도 많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교대를 목표로 진학할 준비를 하자니 그동안 내 과거 속에 있는 교사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됬다. 초등학교 때 3,4학년을 맡았던 담임선생님은 학부모들에게 선물같은 사례를 바라기로 유명한 선생님이었다. 반 1,2등은 선생님한테 어떤 학부모가 제일 많이 갖다 바쳤냐는 순위로써 정해졌고 숙제를 안 하든지 말썽을 피우든지 선생님한테만 잘보이면 그런것들은 아무문제가 되지 않았다. 10살이라는 어린나이에도 그것을 분명 옳지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대상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을 때 5학년이 되자 학교에 새로운 젊은 여선생님이 오셨다.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학창시절은 5학년이었다.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학급을 지도했고 우리들의 의견을 담아 운영했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공정성’이었다. 전교생들이 다 우리반아이들을 부러워했고 그 선생님을 좋아했다. 그때부터는 하루하루 학교가는게 너무 기다려졌고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서 내가 왜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 그러면 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도 교사라는 사람은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줬던 사람임에 틀림없다. 교사의 차별과 무심히 내뱉는 말투, 윤리적 문제들은 아이에게 차곡차곡 상처로 쌓여 독이되고 그늘을 만든다. 초등학생들에게도 자신들의 판단력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교사의 공정성, 따뜻한 말 한마디와 격려는 아이 한명의 인생관을 밝게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그러나 교사도 인간이기에 모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듬어주기에는 힘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마음을 갖으려 노력하는 것임을 교대에 들어와서 깨달았다. 한번도 하나님이 나를 교사로 부르셨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내가 교사를 원하니까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다는 생각을 해왔을 뿐이다. 그렇지만 나의 연약한 부분들을 발견할수록 교사의 역할은 더욱더 하나님께서 개입하고 도와주셔야 하는 역할이 분명히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으로는 온전한 사랑을 주기가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지만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주려고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나는 먼저 아이들에게 공정하다는 것 하나는 확실한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더불어 내가 그랬듯이 아이들에게 학교 오는게 너무 즐겁고 기다려지게 만드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해서 외적으로는 관심 있어 왔던 예술 분야를 더 공부하면서 그것을 교육과 접목시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나의 자아도 아름답게 가꾸어주고 또 아이들에게도 심미적인 성향을 강조하고 키워주고 싶다. 요즘 학교는 국영수 중심의 교육에 치우쳐져 있고 인식 또한 예체능은 나머지과목으로 치부될 뿐이다. 그렇지만 자라나는 초등학생들에게 전인교육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키워주고 싶다. 또한 가장 지속적으로 바라는 근본적인 부분은 내가 교사로서 연구하고 결실을 맺는 부분들이 나라는 사람의 인격으로 비추어지기 이전에 그 안에 하나님이 있음을 나타내는 교사가 되고 싶다. 스스로 내가 잘나고 똑똑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5년뒤 나의 삶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더 배우고 싶은 예술분야를 학교현장과도 접목시킬수 있는 멀티테라피라는 분야를 전공해보고 싶다. 기존의 미술심리치료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과는 달리 멀티테라피 그림요법은 그림치유사가 자신의 내면 세계를 먼저 알고 자기심화 과정을 거친 후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상태를 파악하는, 동양의 오행철학을 바탕으로 치유하는 새로운 기법이다.

기존의 미술심리치료는 치료사 자신의 내면 세계에 대한 통찰이 무시되었으나 멀티테라피의 그림요법이나 음악요법은 치유사 자신의 각성을 필요로 한다. 그림은 내 마음의 거울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림을 통해 내가 먼저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돌이켜보며 나의 교사생활을 성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0년뒤 나의 삶은... 그동안 자기심화과정을 거치게 되어 충분한 실력을 갖추어있는 상태가 되어있다면, 초등학교에서 내가 전공한 그림요법이나 음악요법을 활용하여 교사로서 전문적인 한 가지 활동을 맡고 있을 것이다. 혹은 나의 근무공간 이외의 환경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 초기에는 내가 맡은 반 아이들로 시작하여 특성화가 된다면 특별활동 시간이나 상담 시간을 마련하여 아이들의 치료를 돕고 싶다. 보통 쉽게 마음을 터놓지 않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에서 상담을 하기보다 흥미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들을 이끌고 싶다.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한번쯤은 스스로 내면의 욕구와 갈등요소를 표출하게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여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도록 하도록 돕고 싶다.

 

 

20년뒤 나의 삶은... 해외의 선진초등학교 탐방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예전에 핀란드 교실혁명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과 180도 정도로 크게 다른 것 같았다. 또 작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우리나라 강남8학군과 비슷한 몇몇 선진 초등학교를 방문해본 적이 있는데 배울 점들이 또 느낀 점들이 너무나 많았다. 다른 나라의 선진학교의 교육을 그대로 접목시킬 수는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은 배우고 또 실현시켜 보고 싶다. 20년뒤쯤 나는 한창 교직생활을 하면서 분명 나태해질 수 도 있고 무기력할 수도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교사 초기에 가졌던 열정이나 마음가짐을 다시 찾고 싶기도 할 것이고 경험과 연륜이 많이 쌓여있을 시기이기 때문에 신임교사때보다 더 넓고 다양한 안목에서 탐구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사로써 나는 3학년을 맡는다면 수십번째 맞는 아이들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내가 첫 3학년 담임교사이다. 그 아이들에게는 3학년이라는 1년이 평생 한번 밖에 없는 시간들이고 새로운 경험들을 쌓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들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어 나의 진부한 교수법만을 고집하기보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연구하면서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30년 뒤 나의 삶은... 몇 년 정도 휴직을 하거나 매해 방학을 이용해서 해외선교를 다니고 싶다. 내가 50대가 되어 교사 생활을 할 때쯤이면 경험도 노하우도 충분히 쌓여있을 것이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어린아이들에게 나의 작은 도움을 전해주고 싶다. 한비야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장 지글러의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용규의 ‘내려놓음’과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내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들, 안다고 해도 용기 내어 할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깨달았다. 나의 젊음을 무기삼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하나님이 돌보시기 원하는 작은 영혼들을 만져주며 그렇게 살 수 있을 지는 아직 용기가 없다. 그렇지만 30년 뒤쯤에는 꼭 해외 선교를 통해 인간적인 마음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고 싶다. 또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교사로서 작은 불꽃씨같은 희망이라도 타오르게 할 수 있다면 나의 선교 목적이 성공했다고 생각할 것 이다. 내가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상처받은 영혼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면 용기가 생기고 꿈을 꾸게 될 것 이다. 나는 그런 과정에 교육자의 역할도 충분히 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나눔의 가치를 더 알고 전하게 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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