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꿈이 없는 것이 늘 고민이었다. 장래희망을 적어 내라고 하면 평범하고 괜찮아 보이는 직업을 적어내기 일쑤였다. 딱히 갖고 싶은 직업은 없었지만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유치원 교사가 되어볼까 하는 고민을 몇 번 했었고 거기에 부모님의 의견을 더해 교대에 가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입학을 하면서 외할아버지께서 내게 새로운 마음가짐과 깊은 책임감을 갖기를 원하시며 편지를 써주셨고 그것을 읽으면서 절실한 심정으로 들어온 것이 아닌 만큼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남들보다 더 고민하고 확고하고 제대로 된 교사상을 확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만나는 여러 초등학생들에게 어떤 선생님이 좋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물어볼수록 놀랐던 것이 많은 아이들이 숙제를 조금 내주는 선생님, 간섭을 하지 않는 선생님이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숙제가 부담스럽지 않고 선생님의 관심이 한창 좋을 나이가 아니던가. 이미 선생님이란 아이들에게 귀찮은 존재인건지, 아니면 단지 노는게 좋은 것인지 많은 고민이 되었다. 숙제를 많이 내줬어도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쁘지 않구나 싶었다. 어떻게 하면 나의 말이 잔소리로 들리지 않고 관심으로 보이고, 수업이 노는 것만큼이나 재밌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나의 마음가짐과 능력에 달렸다는 진부한 결론이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정녕 저렇게 될 수만 있다면 그 진부한 길을 묵묵히 또 열심히 걷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또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앞으로 선생님으로써 내가 가져야 할 능력이 수없이 많고 그에 비례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선생님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수업을 재밌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꿈이 없어서 고민했던 만큼 아이들의 꿈을 자극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의 사소한 장난, 잘못에 대해 혼을 내더라도 그 행동을 이해해주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의 학생들이 자신감 넘치고 빛나는 아이들이 되기를 원하므로 밝고 허용적인 교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소한 것에서도 권위를 내세우지 않겠다. 아이의 말을 자른다던가 겁을 주기 위해 매를 들지 않을 것이고 청소시간엔 함께 청소하는 등 작은 것부터 노력할 것이다.
5년 뒤 나는 대학원에서 과학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다 들어간 과학 놀이 동아리에서 생각보다 큰 재미를 발견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과학이란 과목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훨씬 재밌게 가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꼭 깊이있게 공부하자는 결심을 했다. 주말엔 어머니께서 봉사활동으로 돌보는 아이들을 맡아 교육 봉사를 할 것이다. 이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해왔던 것인데 내가 지금 대부분의 초등학생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이 이 경험 덕분인 것 같다. 현직 교사가 되더라고 이를 계속하면서 학생 개개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 방법도 터득하고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을 만나는 기회로 삼겠다.
10년 뒤 이제 나는 아이들의 행동에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에 화가 나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을 많이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5년째까지는 아이들과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벅차 여행을 다니는 것은 사치일 것 같다. 이제 10년 뒤부터는 나의 그릇도 넓히고 아이들에게 전달할 지식도 넓히기 위해 좁게는 교과서에 나오는 국내의 지역부터 교육환경이 열악한 다른 외국의 나라까지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다. 내 학생이 또랑또랑하고 빛나기 위해서는 부끄럼 많은 나부터 밝고 긍정적이 되기 위하여 여행을 통한 도전과 새로운 상황을 많이 접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년 뒤엔 나 나름의 수업 방법과 노하우를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교육 방법은 아닐 것 같다. 계속해서 다양한 연수를 받으면서 내가 습득한 방식에 고정되지 않고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지식적인 측면을 새롭고, 풍부하게 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을 것이다. 꼭 교육 관련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책도 많이 읽고 특히나 내 학생의 감정적인 부분을 섬세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아동 심리학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30년 뒤가 되면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날 것이고 세대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나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아이들도 즐겁게 설명해줄 수 있는 편하고 화목한 반의 담임 선생님일 것이다.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고 대중문화를 접하려는 노력을 해서 아이들이 옆반의 젊은 선생님을 부러워하지 않게 하고 싶다. 또한 계속해서 다양한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해서 뒤처지지 않고 아이들이 최대한 효과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이렇게 정년퇴임 할 때까지 한 반의 담임선생님으로써 즐겁게 가르치다 그만두고 싶다. 남들은 나의 비전이 하찮고 작게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이지 교장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원하고 바람직하게 여기는 교실의 모습, 학생의 모습이 있는 것처럼 다른 교사들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므로 높은 사람이 되어 나의 생각을 강요하고 싶진 않다. 내가 나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돼서 여기에 있는 이 비전대로만 할 수 있다면 직업적인 측면에서 만큼은 정말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았다며 기뻐할 수 있으며 꼭 그렇게 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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