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런 꿈을 가지게 해주었던 분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그분은 아이들 하나하나 애정을 가지시고 돌봐 주셨으며 갓 입학한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 예로 손수 만드신 이름표를 아이들에게 달아주셨는데 어린 나이였지만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친구가 소변을 참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은 우는 아이를 달래어 화장실로 데리고 가셨고, 반 아이들에게 그 아이를 잘 배려하도록 지도하셨습니다. 그 순간 나는 담임선생님이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천사로 보였고, 나도 담임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교사에 대한 꿈을 가진 계기가 인생의 첫 단추를 채우게 되는 초등학교 시절이라고 생각하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한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생각해봅니다. 자라나는 나무에 꿈을 심어주는 위대한 일을 하는 선생님, 교단에 나아가서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설렙니다.
하지만 마음에 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한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주변사정과 노력부족으로 잠시 선생님의 길을 접은 때가 있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며 다른 일을 해보았지만 가슴 한 구석에 담아두었던 꿈을 접기에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교대에 들어오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마침내 교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포부만으로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대에 들어오고 나니 열정적이었던 나의 마음은 점점 바쁜 일상에 묻혀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시 고쳐먹곤 하지만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비전하나 제대로 세워 놓지를 못했습니다. 누구나 마음으로는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지만, 실천하고 미래를 잘 준비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의 비전세우기는 안일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 했던 나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인 것 같습니다.
<5년 후 나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술심리치료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대학원에 진학해서 그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져감에 따라 심리적으로 불안한 현대인들을 보면서 한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잘 컨트롤하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미술을 통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10년 후 나는>
어떤 교실이든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학생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미술심리치료를 가지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과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소외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상담 같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대를 다니면서 대안학교에 관심이 생겼는데 남한산 초등학교와 같은 대안학교에서 근무를 하면서 교육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보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의 발도르프학교나 썸머힐 같은 학교에서 체험을 하며 외국의 다양한 교육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습니다.
<20년 후 나는>
현장에서 알게 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대학 강단에 나가서 미래의 예비교사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강의를 바탕으로 예비교사들이 자신들의 비전을 세우고 교단에 서기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자신있는 분야의 교재를 연구하여 교과서 편찬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30년 후 나는>
교단에 서있는 많은 후배교사들을 위한 조언과 지원을 하고, 후배 교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후덕한 선배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30년간 미술심리치료를 통해 얻은 삶의 지혜나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다른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