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비 교사 중 한 사람으로 좋은 교사가 되고 싶고 진정한 스승이 되길 전국의 다른 예비교사와 똑같이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나쁜 교사, 실패한 스승이 되고 싶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에 있어 선택의 순간에는 어김없이 책임이 뒤따르고 그렇기 때문에 선택을 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신중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교사가 되고자 교대를 선택한 나의 결정은 신중했던 결정이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사의 길을 택한 것이 정말 신중했던 결정이었을지 그때의 순간을 돌이켜보면 솔직히 말해서 아니었음을 시인하고 반성합니다. 그저 수능점수에 맞춰서 들어올 수 있는 여러 곳 중에서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되어서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대에 들어와서 지금의 3학년까지 2년하고도 조금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학교에서나 실습을 나가서 제가 보고 듣고 행하면서 배우고 익힌 모든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겨지며, 그런 경험들을 거치는 과정 속에서 3년 전 교대 입학할 때 품었던 ‘기왕 이 길을 선택했으니 대충 임용이나 합격해서 밥벌이라도 하자’라고 했던 마음에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비록 교대를 선택한 그 순간에는 신중하지 못했었지만 이제 선생님이 되는 길이 제가 맡은 소임이며 소명이라고 여기고 선생님으로써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워보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해서는 저의 미래의 꿈에 다가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저의 교사로서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정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고 있는 교사상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선생님”입니다. 아이들과 소통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교사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벽을 두지 않고 그들의 생각이나 관심사, 또는 고민 등을 함께 공유한다면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연스레 그들의 마음을 열어 소통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아이들을 억압하고 억누르는 상황 속에서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절대 아이들에게 선입관과 편견을 갖지 않고 또한 너무 학업적인 부분에만 치중하지 않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자 합니다. 모든 일에는 그것을 하기 위한 적당한 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학교, 고등학교 더 나아가 대학에 가서 얼마든지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지식을 굳이 어린 초등학생에게 과도하게 주입시키려고 하는 것은 결국 그들의 유년기에 싹틀 감성과 정서를 메마르게 하고 같은 반 친구들과 과도한 경쟁을 유발시켜서 이기적인 마음을 싹트게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제때 배우지 못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뒤쳐지는 불상사는 없을 정도의 교과교육은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5년 후 저는 아직 작은 초임교사라는 딱지를 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이 그렇듯 일, 이년 한다고 해서 정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학생들 대하는 것이 서투를 것이고 또, 많은 학교행정업무에 적응을 못하고 진땀을 빼고 있을 것입니다. 또 처음부터 매우 열성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며 적극적인 수업지도를 위해 매일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교사가 어설프게 아는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공부를 할 것입니다. 아직은 수업에 대한 실제 경험이 그리 많지도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기 이끌기 위해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아직까진 저의 교사상을 발현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0년 후 저는 이제 학교생활에 거의 적응을 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학교생활 자체에 대한 무료함을 느끼며 더 이상 발전이 되지 않고 그저 현재 생활에 안주해버리는 나태한 교사가 될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원에 다니며 아동 상담분야를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갈수록 아이들의 개인적인 환경적인 요인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기 때문에 아동 상담이란 학문은 교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섣불리 아이들에게 다가가려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 지식, 기술, 방법적인 측면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고 그것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서서히 저의 교사상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양상을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20년 후 많은 아이들을 접했기 때문에 그들이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들을 조금은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수업에 눈을 돌려 지금까지 수업하면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수업 노하우가 쌓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효과적이고 올바른 수업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에 등록을 하고 후배교사 또는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선생님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수업 컨선턴트’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30년 후 저의 모습은 60을 넘긴 나이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에 남아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조기 퇴직을 할 것입니다. 몇 일전 택시를 탔는데 나이 좀 드신 기사님께서 제가 교대를 다닌다고 하니깐, “치매에 걸린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아직도 정년을 기다리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그 반 아이들은 어떻게 되겠느냐. 나라도 아이를 빼내오고 싶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솔직히 조금은 반감이 들었지만, 객관적으로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마 60을 넘기기 전에 퇴직해서 어느 정도 잡힌 기반으로 시골에 작은 집을 짓고 나의 교사로서 겪은 일들, 추억들을 에세이로 써볼 생각입니다.
이제 저는 교사를 선택한 저의 선택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삶을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하고 앞으로 30년에 대한 저의 밑그림을 그려본 지금 막연하기만 했던 교사로서의 미래가 조금 선명해졌고 그렇기에 지금 마음이 설레인다고 할까요 긴 숨을 들이키며 꼭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힘들고 지칠 때 저의 비전에 대해 떠올려보며 채찍질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