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밑그림을 적기에 앞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적고 싶다.
난 학창시절 음악과 미술을 좋아했고, 한 때 미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좋아하지 않으셨고,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다. 수학능력시험성적이 발표되고, 나군 지원 원서를 쓰던 날 ‘입학하고 정 못 참겠으면 반수해도 좋다.’고 부모님은 말씀하셨다. ‘그래 그럼 한 번 다녀보고, 아니면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12년이라는 학창시절동안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교육대학교에 지원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교육대학교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았기에 교육대학교에 입학하면 나 같이 교사에 대한 큰 꿈이 없이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입학하고 선배들과 얘기를 나누어 보니 정말 교사가 되고 싶었던 학생과 부모님의 권유로 교사의 길을 택한 학생의 수가 비슷해 놀랐다. 그리고 더욱 놀라웠던 점은 처음에 ‘다녀보고 아니면 그만두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입학했던 수많은 선배들 중에 학교를 관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도 꼽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교사를 희망하지 않았지만 교육대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 중 일부는 ‘교사’라는 직업이 주는 안정성과 안락함에 빠져 학교를 계속해서 다닌다. 또 다른 일부는 교사로서의 소명과 직업의식을 가지고 좋은 교사에 대한 자기 나름의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학교를 다닌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전자의 경우에 속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1년간 의미 없이 열정도 없이 학교를 다니다 이런 낙서를 읽었다. - ‘생각대로 살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찾아보니 프랑스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폴 발레리의 말이었다. 운명적으로 이 낙서를 읽은 나는 그날 부로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교사로서의 나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하게 되었다.
막연히 하고 싶은 일만 있었지 노력할 줄 모르고 늘 삶이 불행하다고 여겼던 예전의 내 모습. 그처럼 사는 대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학생 한명 한명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이 바로 그때였다. 또한 나 역시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사로 살아감과 동시에 내가 가졌던 꿈을 이루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어 확고한 꿈이 있다면 언제든지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졌다.
꿈을 심어주는 교사와 더불어 내가 교사로서 되고 싶은 또 다른 모습은 정말로 ‘잘’ 가르치는 교사이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먹기 전엔 초등학생이 학습하는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그저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진다면 학생을 수월하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교사의 입장에 서서 ‘학습’이 아닌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교육대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다 보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교사는 자신이 수업 내용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그 내용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습 내용을 생각하고 그것을 전달 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5년 후 나는, 아직은 모자란 초임 교사 일 것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남들보다 비교적 늦게 교사에 대한 비전을 세운 만큼,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1년에 한 학년씩을 맡는다고 해도 총 6학년인 초등학교의 교육과정 중 한 학년은 실제로 가르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때까지 맡은 학년의 학습 내용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보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수업을 가르칠 수 있을 지 아직은 노력하는 단계일 것이다. 또한, 대학 시절 음악과 춤을 좋아해서 댄스동아리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학교의 방과 후 활동시간이나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춤을 지도하고 싶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원활한 신체활동을 돕고,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의 활동은 학생이 후에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경험중 하나가 될 것이다.
10년 후 나는, 정신없던 새내기 교사티를 완전히 벗었을 것이다. 교직 생활5~6년을 지낸 후 교직의 경험을 살려 교육대학원에 다니며 보다 심층적이고 경험에서 우러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내가 어릴 적 가졌던 꿈인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비전과 꿈을 가진다면 그것을 언제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나의 노력의 첫걸음인 셈이다. 미술 중에서도 미술과 교육현장을 접목한 미술치료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할 것이다. 이 때면 서른 두 살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늦은 나이일 수 있겠지만, 그만큼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물론 춤을 가르치는 것도 가능한 한 지속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 나는, 모든 학년을 두 번 이상 가르쳐 본 나름대로 경력 있는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교육대학원도 졸업하고, 미술치료에 대한 공부도 10년 정도 한 상태일 것이다. 이때쯤이면 교육하는 내용을 ‘잘’가르치는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또한 미술치료 분야의 유망한 지도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꿈을 가진다면 실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그들을 격려하고 싶다. 그리고 그 전부터 계속 해오던 춤을 그때쯤이면 남편과 함께 추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30년 후 나는, 시골에서 교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도시학교의 교장도, 교육청의 장학사도 교육감도 모두 좋은 자리이지만 나는 시골에서 교직을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는 젊었을 때보다는 비교적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 꿈은 도시에 비해 낙후된 환경에서 공부하고, 넓은 세상을 보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작은 곳에 살고 있다는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작은 꿈을 꾸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학생들을 데리고 한 달에 한 두 번씩 꾸준히 공연을 보러가고, 방과 후에 함께 그림을 그려 그것을 모아 조그만 전시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싶다. 작은 학교에 있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도록 성심 성의껏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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