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홍선영

미래 교육 2010. 5. 31. 00:00

내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정확히 말하자면 꿈이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게 만든 것은, 나에게 확신을 준 사건은 바로 작년에 있었던 투쟁이었다. 물론 사람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만들게 하는 투쟁으로 잃은 것도 많았고, 그로 인하여 많은 상처도 받았다. 하지만, 나에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등록금 투쟁도 아니었으며, 통폐합 투쟁도 아니었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투쟁이었다. 그렇지만, 선생님을 뽑는 숫자에 대한 싸움이었다. 우리의 이해관계가 관련이 있었지만, 전단지를 돌리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울분이 터져 나온 적이 많았다. 나는 학교를 대도시에서 다녔다. 한반에 아이들은 40명이 족히 되었었고, 학교 다닐 때 활발한 성격도 아니어서, 선생님과의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별로 없었다. 그래서였는지, 나에게 기억이 많이 남은 선생님은 나에게 먼저 손을 건네주셨던 4학년 때의 은사님 단 한분이시다. 모든 아이들에게 먼저 손잡아주시고, 다가가시려고 노력했던 선생님이셨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만나는 엄마라고 말이다. 그러나 교사도 한 사람이다. 그 사람이 줄 수 있는 관심과 사랑에도 정도와 지침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당연히, 교사는 아이들에게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투쟁은 이러한 생각을 심게 해주는 나에게 전환점이었고, 직업의식을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교사라는 목표를 가지기 전, 나에게는 너무나 커서 감당할 수 없던 꿈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꿈의 단면을 아직도 손에서 못 놓고 있는 점이 나에게 많다. 그 꿈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모든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리는 것 같았아서 힘이 없이, 생각도 하지 않고, 죽지 못해서 사는 그런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막막하지만 교사라는 꿈을 꾸게 되면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꿈이라는 것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아주 강력한 인간의 무기가 아닌 가 싶다. 나는 늘 꿈꾸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늘 꿈꾸고 있는 선생님이고 싶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꿈을 안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만큼, 비현실적인 꿈을 꾸게 하고 싶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불가능한 꿈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던 와이트 형제처럼 말이다. 불가능한 꿈을 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 그거 자체가 미래를 만들어가는 우리 아이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불가능한 꿈을 가슴에 품고 훨훨 날아갈 수 있는 아이로 가르치고 싶다. 물론 꿈을 꾸며 현실에 막히기도 할 것이고, 좌절도 하게 되겠지만, 꾸웠던 꿈의 크기만큼 시련을 견디면서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시련에 이길 수 있는 아이로, 자의식이 부족한 요새의 아이들과 달리 자의식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가르치고 싶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보다 커다란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너의 꿈은 나의 꿈보다 더욱 찬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곱고 밝게 자라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까지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내가 원하는 꿈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5년 후

27살의 선생님. 아마도 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것이다. 연극지도에 관련된 과목과 소크라테스의 변명, 국가 같은 고전 철학과 초등교육의 연관성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다. 고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몇 천년동안 고전이라고 불리우면서 남아있는 이유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선조가 가졌던 생각과 꿈의 결과물이 지금의 현재의 우리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초등교육에 어떻게 하면 넣을 수 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

연극지도는 아이들의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싶다. 연기 자체가 대본에 있는 케릭터지만 타인을 이해하고 해야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연기를 아이들로 하여금 하게 시키는 이유도 있다. 그리고 영화나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아이들과 함께 커다란 영화만들기, 연극만들기 같은 프로젝트를 해마다 하나씩 시작해서 다 같이 대본을 쓰고, 연기를 하며, 배경음악을 찾고, 영화라면 촬영을, 연극이라면 조명을 같이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타인과 같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싶다. 또한, 자신들이 생각하는 막연한 상상을 현실로 느낄 수 있는 연극이나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며, 자신이 되고 싶은 다양한 직업이나 사명감이나 꿈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

10년 후

32살의 나. 32살의 나는 아마도 심리학에 관해서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학생이 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느끼면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과 사람에게 큰 영향을 키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부끄럽지 않는 교사 떳떳한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만나본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족배경이나 환경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다. 물론,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수동적으로 공부를 하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내가 느끼고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서 조사하고 연구를 하고 싶다. 특히, 타인과의 관계와 자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깊게 연구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타인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싶은 것은 내가 연극을 지도하고 싶은 이유와 비슷하다. 그 곳이 국내이던 해외이던 상관 없이 말이다.

20년 후

42살의 선생님. 다시 교직생활로 돌아와서 현장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연구들에 대해서 수정해야할 사항들을 고쳐나갈 것이다. 그리고 여유있게 아이들을 지켜보고 싶다. 또한, 이 때부터는 그동안 공부했던 고전과 교육에 대해서 점목시키는 방향을 많이 만들고 싶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어려운 고전을 쉽게 그리고 단순하게 읽히고 이해하게 시킬지에 대해서 고민한 것을 펼쳐내고 싶다.

30년 후

52살의 나. 50이 넘으면서부터 책 편찬에 힘을 쓰고 싶다. 그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만든 여러 작품들을 수정해서 책으로 편찬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희곡으로 써서 출판하고 싶다. 물론 수필집으로 출판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면서 인물 그대로의 날 것을 보여주는 것은 희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내는 책은 희곡으로 내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나의 일화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불가능한 꿈을 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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