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김정은

미래 교육 2010. 12. 5. 20:42

나의 장래희망은 교사가 아니었다. 어릴 때 교사에 대해서 ‘선생님이 되면 참 좋겠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많이 쉬고, 일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아이들과 놀아주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한 것이 전부였고, 그래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난 남들에게 멋있어 보이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의대를 가기에 난 뛰어난 수재가 아니었고, 수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도 아니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름 인정받는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나도 뒤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해왔다. 내가 공부를 한 이유는 ‘성공’이나 ‘뛰어난 직업’을 갖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난 그저 남들에게 창피하지 않기 위하여 공부를 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 부모님의 희망과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 그리고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교대에 진학할 생각을 했다. 부모님의 압력이 없었더라면 고3때 합격하지 못했던 교대 진학을 3년이나 늦게 다시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교대에 와서도 처음 교생 실습을 나가서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아이들이 미워 보이고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언니들이 근무하는 학교에 가서 담임으로 맡고 있는 교실에 가서 그 자리에 서 보니 교사로서 그 자리에 선다는 생각을 하니 두렵기도 하고 아이들의 희망이 되는 교사가 될 생각을 하니 부담스럽기도 하였다. 교대의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들으면서 ‘이게 진정 교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교양과 지식들인가’라는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 교사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연구에 임하고 아이들을 생각해야 하는지 몇몇 교수님들을 뵈어오고 가르침을 받으며 나도 저런 스승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매 수업시간마다 열심히 연구하시고 준비해 오시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 학생들 이름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시고 지적해주시는 모습들에서 존경받는 스승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 멘토링을 하면서 여러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 관심이 부족한 아이, 그래서 성적도 부진하면서 말썽쟁이가 되어가는 아이 등 많은 아이들을 접하면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교과내용을 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도 아니셨고, 나의 교대 진학에 영향력을 미치신 분도 없었다. 물론 그래서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들과 더 잘 어울려주셨던 분들이 참 좋은 선생님이었다고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 것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 학생들과 소통을 하여 좋은 선생님, 거기에 더하여 교과내용도 잘 전달해주는 그런 선생님 말이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 아는 것도 많아야겠지만, 무엇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서는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사랑하면서도 그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조건 칭찬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고 꾸중도 필요 하다는 것도 알아가며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되도록 아이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아이들 하나하나 배려하면서, 모두 다 똑같으면서도 다르게, 차별이 아닌 차이를 보면서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 온 선생님들의 성함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훗날 나의 제자가 될 아이들도 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그래도 ‘그 때 참 좋은 선생님이 있었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


5년 후 나는 아직 교사 초임이라 많은 경험을 해보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도시의 큰 학교보다는 시골의 작은 학교에 가서 많은 일을 맡고 경험을 해서 담임선생님으로써나 기타 업무에 있어서 실력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또한 외국에 ‘교환교사’같은 것에 지원하여 외국의 학교나 수업에 대해서도 배울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을 우리나라에서만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교육선진국의 여러 가지를 배워서 우리나라 교육 개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이 성적지향, 입시위주의 인식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10년 후 나는 아직까지 이것저것 배우는 교사일 것이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서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여전히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하여 힘쓰는 교사이고 싶다. 실천적으로 하지는 못하더라도, 연구와 조사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 나는 열심히 교사 생활을 하면서 장학사에 도전 할 것이다. 학교 안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그 밖에서도 교육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학교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학교 내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또 교육의 음지에 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30년 후 나는 교사이면서도 학자가 되어 연구실 안에서만 연구하는 사람이 아닌, 현장에 나가서 직접 실행으로 옮겨보고, 도움 받을 아이들을 몸소 도와주는 학자가 되고 싶다. 알려진 유명한 학자가 아니더라도 맡은 분야에서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꿈을 포기해버린 아이들을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어릴 적 TV다큐 프로그램을 자주 보았는데 조용히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보고, 희망을 갖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부조리한 세상과 불평등한 사회체계를 비난하지만 바꾸기 위해 능동적인 사람은 못되었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어린 시절 여러 상황과 현실 속에서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며, 소외계층을 위해 힘쓰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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