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과학교육과 박영근

미래 교육 2011. 5. 31. 18:41

때는 2002년이었습니다. 공대를 다니던 저는 대학생이 되었다는 즐거움에 취해 공부는 멀리한 채 하루가 멀다 하고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와 한 친구만은 놀이기구 타지 않고 나머지 친구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둘은 서로에게 이런 대학생활에 지쳐 있었고, 의미 없는 생활들의 연속에 후회만이 남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진로를 바꾸고 싶다는 얘기가 오고 갔으며, 저는 그 친구에게 교육대학교에 진학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2006년이 되었을 때 입니다. 그 친구는 저의 권고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였고, 서울교육대학교에 진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군대 문제도 해결해야 했고,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그러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교육대 진학이라는 꿈에 도전했고, 쉽지 않았지만 결국 교육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교대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그저 선생님만 되면 저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사실 교사라는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교대에 진학한 면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잘 몰랐기 때문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무작정 어떤 목표 없이 교사만 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도전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었습니다.

 

처음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예상대로 저는 아이들을 잘 대해주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그런 저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실수를 했던 것일까요. 두 번째 교생실습 때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마음먹고 최대한 아이들에게 잘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라 다를까 아이들도 저를 굉장히 좋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기회를 삼아 아이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좋아하고 따르게 하려면, 그리고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려면 저의 노력이 수반된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첫 번째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첫 번째 교생실습에서 그랬듯이 저는 어른의 눈높이로 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뻔한 결과를 얻은 것이지요. 따라서 두 번째 교생실습의 작은 성공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있을 교생실습과 훗날 현직에 있을 때, 더욱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편견을 갖지 않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완만한 대학생활을 위해 편견을 갖지 않고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초등시절을 예를 들자면 그 시절은 촌지를 하고 안하고에 따라서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눈에 띄게 다르던 시절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우리 어머니께서는 좋지 않은 형편에서도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차별을 당할까봐 촌지를 하였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수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의 동생이 촌지의 여부에 따라 교사로부터 차별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아직도 이 문제가 확실히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것은 아이들을 대할 때, 촌지의 여부만이 아닌 아이들의 외모나 행동 그리고 어떠한 사항을 막론하고 그 아이에 대해 편견을 갖고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편견을 당한 아이들이 컸을 때, 어렸을 때 당한 것이라고 그 사실에 대해 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저의 경험으로 보건데, 그들에게는 그 사실이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상황이 어려운 아이에게 심리적,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관계로 다른 아이들보다 무엇에서든 선택의 폭이 좁았습니다. 그러나 초등시절에는 어떤 선생님도 저에게 심리적이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준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는 저의 사정을 알고 도움을 준 선생님, 교수님들이 계셨고, 지금도 그 분들에 대한 감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의 선생님들이 알고도 그리하였으리라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저는 그분들이 저에게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이 밉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교사가 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는 초등학교든 언제든, 학창시절에 받은 선생님들의 도움을, 훗날 교사가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다시 베풀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훗날, 앞서 말한 교사가 될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하게도 저의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리고 그들은 장차 성장하여 미래의 일꾼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쯤에서 저의 학생들이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았으면 좋겠는지 밝히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것들은 제가 인생에서 깨달은 것들과 관련이 되며, 제가 세운 비전과도 관련이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언제나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어디를 가든지 그 곳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 정신을 가지고 도전하여 성공의 참맛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 저의 교사상에서 밝혔듯이, 저의 학생도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다시 그 도움을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나는 어떠한 교사가 되어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5년 후, 4학년 때 바로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현직에 나가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저는 4년차 교사일 것이고, 이제는 어느 정도 학교분위기에 적응한 상태일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마도 이때까지는, 처음에 제시했던 저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서투르지만, 학생들과 친해지려 노력하며, 그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 힘쓰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 이때는 아마도 아이들을 대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능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두 번째로 제시했었던 저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을 갖지 않고 대하기는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금으로부터 10년 후면, 어른과 어른이 아닌, 어른과 아이의 대면에서 편견을 갖지 않고 그들을 대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이 들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하더라도 저는 색안경을 벗고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20년 후에는 저의 나이가 어느덧 50세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아이들을 파악하는 것에는 도가 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의 세 번째 비전을 실행에 옮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전까지는 저의 가정을 꾸리느라, 저의 가정을 이끄느라, 심리적인 측면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유가 없었을 것이지만, 서서히 여유가 생기게 되면서 제가 학창시절에 받았던 도움을 저의 학생들에게 다시 베풀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상황이 어찌되리라고는 장담치 못하지만 그 동안에 쌓은 여러 가지 주변상황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아이들에게 베풀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30년 후입니다. 아쉽게도 이때 저의 나이는 60세이며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입니다. 과연 이때 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물론 저의 늦은 교대 입학으로 인해서 동기들보다는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이 더욱 어렵겠지만 주변의 상황과 저의 노력이 더해져 눈에 띄는 성과를 얻은 상황이라면 저는 어느 한 시골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을 직접 가르칠 수도 없고, 교직에 남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이 시간동안 만이라도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교내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교내 시스템은 저와 뜻이 맞는 다른 선생님들을 통하여 앞서 말한 저의 3가지 비전을 지속시키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당시 교육 상황을 고려하면서, 상황에 어긋나는 점은 감소시키고 효과적인 교육에 도움이 되는 점들은 추가, 수정, 보완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비전과 앞으로 몇 년 또는 몇 십년 후에 일어날, 그리고 일어났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 적은 것들이 예상대로 맞아 떨어질지 아닐지는 저도 모르고 그 누구도 모릅니다. 하지만 힘들게 이 자리에 온 만큼,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세운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저의 비전을 하나하나 이루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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