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전
20090011
박 슬 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장래의 나의 직업을 막연하게 교사라고 생각해 왔었다. 초중고 학교에서 보는 가장 성숙한 어른은 선생님이었기 때문이고 부모님께서도 여자에게 최고의 직업은 교사라고 늘 추천해오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 모순적이게도 나는 교사에 대해 진지하게 꼭 되고싶다, 꼭 선생님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고등학교 때 공부할 때도 교대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었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삶이 매일매일 단조롭고 열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수능 성적이 나오고 점수대에 맞추어서 학교를 정하다보니 교대에 들어오게 되었다.
교대에 들어와서 1,2학년 때는 어영부영 학교를 다녔다. 교사가 된다는 것에 대해 실감도 나지 않았고 학교에 대한 특별한 정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2년이 흐르고 지금은 3학년이 되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아, 내가 교사가 되기 위해 이 학교에 왔구나.' , '수업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 '내가 초등학교 때 배운 것이 이런 의미가 있구나.' 요즘 수업을 들으면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수업시간에 직접 모의수업을 해보고 교과서 분석도 하고 지도서란 이런 것이고 지도안이라 이런 것이구나 점차 배우면서 나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것 같았던 교사라는 직업이 알고보니 나에게 잘 맞고 교사라는 직업이 열정 없이 정체 되어 있는 직업만은 아님을 느꼈다. 40분의 수업을 위해 그 이면에 숨어있는 노력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놀라웠다.
학생을 교육하기 위한 학교의 체제와 교사의 노력을 알아갈수록 지금 현재 체제의 장점 뿐만 아니라 문제점들도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 체제 속에서 초등학생들까지 공부에 매달려야하는 요즘의 세태는 매우 안타깝다. 나는 초등학생 시절만이라도 자유롭게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크게 공감한다.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나의 반 학생들에게 학업, 공부보다는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치들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물론 현재 교육체제 속에서 이상적 가치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공교육의 틀을 벗어나더라도 아이들의 내면을 위한 진정한 교육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교사가 될 나의 자질부터 가꾸어 나가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계획을 세워 보았다.
※ 5년 후
5년 후의 나는 아마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1,2년 차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과 생활하고 가르치는 데 많은 보람과 기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 공문 처리 등의 기타 업무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영어 공부 등을 병행하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우수 교원 해외진출 프로그램으로 유럽 혹은 몽골 등 다양한 나라의 교육환경을 경험하고 우리나라에 어떤 교육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교사로서 부족한 나의 경험 등을 많이 쌓아나갈 것이다. 이 때부터 나는 내가 교사로서 전문적으로 다뤄 볼 분야를 정해서 계발해 나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음악이나 혹은 미술과 같은 과목의 수업을 특색있게 연구해서 하고 싶다. 해외 연수를 하다보면 세계 여러나라의 교구들도 접하게 될 터이니 한국에 돌아와서 수업을 연구할 때 그만큼 풍부한 자료로 수업을 꾸밀 수 있게 될 것이다.
※ 10년 후
10년 후의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조금씩 경력이 쌓여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능숙하고 수업에도 어느정도 능숙해져 있을 것이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음악이나 미술같은 예체능 과목 중 나만의 특색있는 수업을 꾸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다. 국어, 수학 등 학교 내 외에서 중요하다며 반복되는 학습들보다 아이들이 자기표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과목들에 집중하여 수업연구를 할 것이다. 수업에 필요한 교구들을 직접 연구하고 만들어 보고 싶다. 바쁜 평일에는 아이들과 학교 밖에서 따로 시간을 갖기는 어렵겠지만 주말이나 방학 중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가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많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 때부터 나는 나와 같은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생각을 교류하고 싶다. 내 수업 속에서만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교사들과 함께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논의해보고 싶다.
※ 20년 후
나는 학교현장에서 계속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업을 해나갈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교사들과의 모임도 활발해져 구체적으로 대안학교와 같은 학교를 세워보자는 계획의 기반을 마련해나갈 것이다. 이 시기에 나는 나의 교육관을 실현시키기 위한 학교를 세우는 데 매진할 것 같다. 내가 고민했던 수업연구와 교구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어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 시기에는 반 학생들과 같이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 이 나이 쯤 되면 아이들에게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잘 시켜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그 나이쯤 되면 좀 더 깊고 넓은 마음으로 진심으로 봉사에 임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 30년 후
이 때는 내가 정년이 가까워 오는 시기이므로 그 동안 계속 연구하고 매진했던 특정과목의 수업연구와 새로운 교육관을 가진 학교가 완성되어지는 시기일 것이다. 이 때는 교직을 그만두고 그 동안 꾸준히 해왔던 봉사활동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내가 그 때 능력만 된다면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원을 다니지 못한다거나 많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찾아가 공부를 가르쳐주고 도와주고 싶다. 내가 생각해왔던 학교도 잘 운영되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년이 되었을 때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을 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고 당당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