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부푼꿈을 가지고 교대에 온지 2년... 나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고등학생시절 미대입시를 했었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다 떨어졌다.. 2년의 노력이 헛으로 돌아가며 사회에 치이기엔 너무나 약했던 나는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재수학원을 다니던 어느날 문득.. 교사가 되고싶었다. 사실 교사가 되고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편안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위에서 말했듯, 집에서 위아래 오빠 남동생, 딸이 나 하나다 보니 정말 부모님은 날 조심히.. 세상 아무것도 모르게 키웠기 때문에 난 세상에 도전할 용기가 없었다. 사실 미대입시에서 내 마음대로 되지않는.. 노력만으론 부족한 .. 세상의 무서움을 느끼고 더 피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난 교대에 입학을 했다.
유치원생은 너무나 이뻣지만 초등학생들은 사실 이쁘지 않았었다. 일학년 실습을 정말 잘 간것 같다. 아이들이 다 너무 이뻤다. 고사리 손으로 써다주는 편지도.. 바다같은 순수한 눈망울도.. 너무나 좋았다. 아이들이 이뻐지기 시작했다. 2학년 1학기 로뎀나무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로를 하게되었다. 아이들이 조금 이상했다. 전주부설로 실습을 갔을 때 보았던 아이들은 너무나 얌전하고 이쁘고 장난스런 아이들이었는데, 아동센터의 아이들은 그와는 너무나 달랐다. 나쁜말들을 서슴없이 하고 친구를 때리는 일이 일상이었고 따돌리는 일또한 일상이더라. 처음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게 되었다. 하루하루 지나가며.. 아이들과 부딪히고 이야기하고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입이 거친아이도 손이 거친아이도 모두 똑같은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아이들을 깊게 알면 알수록 너무나 순수하고, 단지 길을 잘못들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아이들 모두 마음속에 착한마음들이 가득했다. 교대 4년이면 정말 선생님 된다. 라는 말을 여기서 실감했다. 나는 정말 나도 모르게 아이들을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삼학년 실습은 한달간의 실습이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이 알 수 있다. 나는 그 기회를 너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나는 지금껏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수많은 아이들은 날 거쳐갈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생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싶다. 점수를 강요하지 않는.. 아이들의 진짜 미래를 위한 멘토.. 가 되고싶다.
5년 후, 나는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그러더라. 하나쯤 특기를 가지고 있는것이 좋다고.. 난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련 대학원에 들어가서 미술심리치료를 배우고 있을 것이다. 많은 연구를 하고,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교육, 더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같다. 일년,일년 늘어가는 수업 기술과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며, 아이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지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어찌보면 그렇기 때문에 나태해 질 수도 있을것 같다. 뭐.. 계속 이렇게 하면 되겠지.. 이런 심정으로 말이다. 이럴 때 일수록 더더욱 열심히 고민도 하고, 교사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 이다.
20년 후, 사실 난 교감, 교장 이 되고싶은 마음이 없다. 평생 아이들과 아웅다웅 평교사로 남고 싶다. 나이가 많이 먹었지만 아이들과 여러 가지를 공유할 수 있는 멋진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 이다. 정말.. 겉으로만이 아니라, 수업은 수업답게, 놀때는 스스럼 없이 남자아이들과는 게임이야기, 여자아이들과는 만화이야기를 할 수있는 친구같은 선생님 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