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 꿈이 자주 바뀌듯이 저도 잠깐 다른 사람이 되기를 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순간까지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사라는 꿈입니다. 교사가 되기를 결심하는 사람들은 좋은 교사를 만난 사람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초등학교 5,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 때문에 교사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친구 같으면서 뭔가 동경하게 되는 존재, 가정과는 또 다른 편안함을 주는 존재가 되어주는 선생님들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는 것 같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이런 느낌 이었습니다. 여기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제 마음이 더해지면서 지금 전주교대 학생이라는 신분이 저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사실 아직은 뭔가 교사가 되기 위해 특별한 것을 배우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학습 지식 이외에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아동들과의 교감을 통한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학교 수업으로 배우는게 아니라 경험과 노력으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과연 친구 같은 선생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언급합니다. 제가 원하는 친구 같은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올 수 있는 엄마 같은 교사입니다. 아이들이 고민이 있으면 먼저 이야기하고 자랑도 하고 싶어지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저처럼 누군가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그들의 삶에 지표가 되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꿈이라는 건 그 꿈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꿈을 가지지 못한 자는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적어도 저와 함께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고통이 생기지 않도록 그들의 삶에 꿈이 생길 수 있도록 지표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차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도록,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자신을 믿고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고 앞으로도 이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5년 후 저는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원하는 교사라는 꿈을 이루고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잊을 수 없는 나날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아직 서툰 부분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더욱 더 제가 원하는 교사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 저는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끝까지 해낼 용기가 없어 미루고 있었던 모든 것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항상 배우고 싶었던 심리학을 열심히 배우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복잡하고 여린 것 같습니다. 내가 가르쳐야 할 아이들은 너무나도 순수하기 때문에 쉽게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인간의 심리를 모두 꿰뚫어 볼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정도는 배우고 싶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지도할 자격이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나 자신을 단련하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후 저는 능숙한 교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해온 만큼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법도 다루는 법도 모든 것이 삶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저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내가 원했던 교사의 그림을 잊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매년 똑같은 삶을 살듯이 그렇고 그런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해야 합니다. 숨 쉬고, 밥 먹고, 잠자는 것처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는 일이 되지 않도록 좋은 교사라는 꿈을 계속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30년 후 저는 교직에서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을 것입니다. 꼭 학교에서만 아이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꿈을 찾아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로 찾아오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그만하고 이제는 직접 절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먼저 찾아가 고민도 들어주고 다친 마음은 어루만져 주면서 어쩌면 선생님이 아닌 엄마같은 존재로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남은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