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의 비전
교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보다 교대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루고 나서였다. 예상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여러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해서 교대에 입학
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불만을 가진 상태로 2009년에 전주교육대학교에 입학하였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대부분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물론 교육학 과목은 제외하고 말이다.
고등학교 때 입시과목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당연히 예체능이나 실과 같은 과목은 등한시하게 되었
고 제대로 배운적도 없었다. 그런데 교대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피아노를 치고 자화상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럭저럭 무난하게 대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벌써 3학년이 되었다. 중간에 학교를 그만둘까 고민도
해봤지만 결국은 3학년을 이수하고 있는 중이다. 3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학 과목이 늘어
나게 되고 수업시간은 더 따분하게 느껴진다.
교사를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초등교사로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면, 우선 초임 때에
는 도서벽지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 공기 좋은 산골이나 섬에서 소수의 아이들과 함께 내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다. 얼마나 낭만적인 삶이 될까. 다시 도시로 돌아올 나이가 될 쯤해서 다른 길을
찾았을 수도 있지만 계속 교사를 한다면 잘 모르겠다. 교장이나 교감을 될 순 없어도 무난한 평
교사로서의 역할은 다 하지 않을까.
교대에 들어와서 처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초등교사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직업이라는 것
이다. 마음만 먹으면 대충 눈치보면서 월급이나 받는 공무원 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하려고 마음먹으면 신경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초등교사는 전 과목을 다 가르친다.
세부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 과목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가르친다. 따라서 교사는 적어도 그
과목의 원론적인 거대한 틀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초등학생 나이의 아이들은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인간이다. 그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 부분은 미미하다. 그래서 아이
들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런 난해함 속에서 고작 교육대학교 과정 4년과 임용고시
합격을 거친 20대 교사가 초등교육을 바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초등교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교사를 하는 평생동안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
해야 한다. 이러한 자기 발전없이는 훌륭한 초등교사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