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최소정

미래 교육 2011. 6. 2. 01:58

내가 장래희망란에 교사를 적어 넣은 지는 꽤나 오래되었다. 자세히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매년 새학기 때마다 장래희망에 대해서 발표나 뒤에 환경미화를 할 때 필요하니 적어내라고 하는 숙제를 받으면 걱정이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꿈이 확실하지 않은 아이였다. 사회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걸 보니 나는 현실을 빨리 깨달은 아이였나 보다. 고등학교 때에도 새학기 때 하는 진로조사에 나와 부모님 모두 교사라고 적었다. 그때는 일단 교사라고 해놓고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가고 나서 그때 결정하자라는 마음이었다. 그 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수능을 보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정시를 써야 할 때가 되자 난 그때서야 처음으로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엄마아빠의 설득 끝에 겁쟁이였던 나는 결국 진로조사에 썼던 대로 교대에 오게 되었다.

1학년 새내기 때에는 교사로서의 교육관,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이며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자유로 작성해오라는 이런 과제가 제일 싫었었다. 진짜로 선생님 한길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지 회의가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3학년이 된 지금, 지난 세월의 고뇌와 방황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는 것이란 걸 안다. 2학년 때 교육봉사활동이나 과외, 멘토 등을 하면서 아이들과 만나서 가르치며 노는동안 희노애락을 느꼈다. 내 생각보다 나는 교직에 잘 맞는 것 같았으며 내가 선택한 이 직업을 존중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만나왔던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환경 속에서도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그 환한 웃음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아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나는 친구나 가족같이 편하고 학생을 위해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5년 후의 나는 교직에 들어선지 얼마 안된 젊은 여선생님일 것이다. 혈기왕성한 고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맡아서 조금은 힘들지만 애착을 갖고 지도할 것이다. 이때의 나는 나름의 교육관도 생길 것이며 쉬는 날 틈틈이 자기계발과 아동의 심리상태 등에 대해서 공부할 것이다.

 

10년 후, 나는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기악이나 합창, 혹은 미술을 지도하고 있을 것이다. 감명 깊게 본 영화중 하나인 '코러스'처럼 예술은 각박한 입시사회에 황폐해진 아이들에게 치유가 될 것이다.

 

20년 후에는 그동안 아이들을 지도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쓸 것이다. 삽화도 내가 직접 그려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보며 느낄 수 있는 동화책을 쓰고 싶다. 이 때쯤이면 슬슬 초심을 잃고 편해지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초임교사 때 가르치고 졸업시켰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 나를 찾아와 감사인사를 해준 덕분에 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30년 후에는 많은 아이들과 복작대면서 지내기엔 몸이 너무 피곤할 것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봉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을 것이다. 항상 나를 본보기로 삼는 젊은 선생님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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