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최영우

미래 교육 2011. 6. 2. 11:20

교사의 비전

 

아버지는 20년이 넘게 고등학교에서 국사과목을 맡아 가르치고 계신다. 어릴 때는 그저 아빠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존경하는 대상이었지만 내가 크고 성장해감에 따라 아버지는 아빠의 존재뿐만 아니라 교사라는 존재로 나의 존경대상이 되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아버지가 근무하시는 고등학교에 다녔다. 그 곳에서 나는 아버지 아들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주변 아이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국사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 내 아버지라고. 그 이유는 아버지가 학생들을 워낙 좋아하셨기도 했지만 학생들도 아버지를 정말 좋아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썰렁한 농담이든 진지한 얘기든 학생들은 아버지가 얘기해주시는 모든 것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고 학생들이 간혹 말을 안듣고 그래도 진지한 체벌보다는 장난스럽게 꿀밤을 때린다든지 말로 훈계를 하시는 스타일이셨다. 솔직히 말해서 선생님들 중에도 인기 없는 선생님들도 많았고 수업을 잘하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우리 아버지는 정말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렇게 아버지의 얘기를 두서없이 적어내려 갔던건 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미래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한번쯤 내게 이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 라는 말을. 나는 정말 아이들이 좋다. 그리고 그만큼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아버지는 정말 나의 교사로서의 비전이며 희망이며 나의 장래 희망 모습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체벌이 없이도(물론 요즘 추새가 체벌을 하면 안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고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고. 수업도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확실히 아이들 공부시키고. 또 아이들과 장난도 치면서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선생님이 나의 꿈이다. 간혹 이런 질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아이들이랑 너무 친근하게 지내고 그러면 교사로서의 권위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선생님은 선생님다워야 아이들이 말도 잘듣고 그러는데 너무 권위없이 행동하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생길거라고 질문해온다. 나도 그런 말들을 들으면 고민하곤 했었다. 분명히 내가 좋아서 아이들에게 먼저 장난도 치고 장난도 받아주고 친하게 지내는건데 만약에 아이들이 이런 나를 너무 가볍게, 우습게 보고 나의 지도를 따라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무리 고민해봐도 여기에 대한 해결법은 한가지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 상처받지 않고 진심어린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하기. 친근한 모습을 항상 유지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나의 마음이 전달되게 하기. 정말 말그대로 이상에 불과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해야만 한다. 내가 선생님이 되기로 한 시점부터 나는 나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발씩 내딛고 있는 중이니까.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대상의 뒤를 따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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