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좋은 성적을 받고 임용시험에 한 번에 합격하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공부 따위는 던져두고 지금부터 아이들 곁으로 달려가 교육의 현장을 체험하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 될까? 기도를 열심히 하면 좋은 교사가 될까?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교사라고 할 수 있을까? 참 오랫동안 난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해 왔었고 많고 많은 시간을 지나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이 학교에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좋은 교사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학교에 와서 깨달은 게 있다면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교사로서의 정체성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페르소나는 타인에게도 불편해 보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큰 해를 입히게 된다. 내가 만약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교사의 페르소나를 쓰고 교육의 현장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될뿐더러 스스로에게도 패배의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항상 고민해 본다. 과연 내가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만에 하나 나에게 그런 부분이 있다면 언제고 교사로서의 길을 포기하겠지만, 지금까지 나의 삶과 나의 운명을 돌이켜볼 때, 나 스스로는 교사의 페르소나가 썩 잘 어울리는듯하다.
여기에 교사로서의 성실성이 필요하다. 교육의 현장에 나갔을 때, 아이들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려면 많은 것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학습의 주제가 되는 많은 것들에 대하여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아야 하며,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또한 교사들의 사회에서 내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고민해야하며, 장기적으로 그리고 거시적으로 교육을 위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생각하고 추진해 갈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지금도 난 공부하고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마음들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난 아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아니 그러길 바란다.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나는 항상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5년 후가 되었건, 10년 후가 되었건,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이 힘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자아를 상실하는 것은 순간이다. 매 순간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내가 교사로서 살아갈 자질이 있는 사람인가?’ ‘난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내가 생각했던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성실성이 과연 지금 내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나에게 던지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살아간다면 먼 훗날 많은 나 자신에게 ‘지금 너의 모습은 좋은 교사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이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