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윤리교육과 윤지현

미래 교육 2011. 6. 2. 12:57

 

교사로서의 올바른 비전을 서술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은 지금 갑자기 고등학교 3학년때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누구보다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학생이였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선생님 검사 등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해 왔던 시절이였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 저에게 장래희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했습니다. 저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면 항상 돌아오는 말은 똑같았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려야 되! 그런 고민은 나중에 가서 해도 늦지 않아.” 바보같이 저는 이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고3 진로상담 시간이 되어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어떤 것을 전공하고 싶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아무렇지 않게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목표도 없이 공부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고 나에게 충고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진정한 삶의 목표와 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수능시험을 보고 우연치 않게 전주교대에 입학하였습니다. 사실 원서를 쓰는 날 저는 정말 이 길이 저에게 올바른 길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실 성적도 떨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서를 썼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였습니다. 그렇게 전주교육대학교에 입학하였고 1학년 때에는 정말 12년 동안 학교 다닐때 못 놀았던 만큼 놀았습니다. 입시에서 벗어난 해방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속 이 학교를 다닐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면서 재수학원을 지나칠때마다 몇번을 고민하고 갈등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학교를 다니고 4월이 되었습니다. 4월달에 처음으로 교생실습을 나갔습니다. 첫날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뒤에서 가만히 앉아서 수업만 듣고 오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 나갔다. 그런데 수업시간이 끝난 후에 아이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 몰려들었고 나는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 땀만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과 정이 들었고 친해져서 점심시간에는 옷이 더러워지는줄도 모르고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같이 소풍도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저는 제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였습니다. 우리 반 학생 중 한명이 “선생님 안가면 안되요?”라고 하면서 저의 손을 꼭 붙잡고 울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깊은 의미가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앞으로 이런 아이들을 더 많이 만나고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역할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방학 때마다 선배 교사들이 쓴 수필을 읽고 교육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으면서 저의 결심을 더 확고히 하였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역할을 뛰어넘고 아이들에게 인생의 목표를 세워줄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입니다.

5년 후 저는 전라북도의 작은 시골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농·어촌에 있는 학교까지 가는 것은 힘들지만 오늘은 어떤 일들이 교실에서 일어날까? 하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도시에서 지냈던 저의 일상을 잠시 등진 채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툴지만 다른 교사들 못지 않은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 달리 초보교사인 나는 매일 실수를 저지르며 아파하고 힘들어 할 것입니다. 또 아이들은 제 말을 듣지 않기도 하고 말썽을 피울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르칠 학생들의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마주할 것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시절의 저와 같이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꿈을 꾸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특히 농·어촌의 학생들은 도시의 학생들보다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1달에 한번씩 이라도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여 자신의 장래희망을 하나하나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0년후 저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교직에 임할 것입니다. 아마 학생들이 다 떠나고 난 빈 교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반성하는 시간적 여유 또한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끊임없이 연구할 것입니다. 아마 그때 저는 아동의 윤리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학에서의 저의 심화과목이기도 하고 또한 어렸을때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익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도덕을 가르치고 또 이것을 실생활에 연결하여 실천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외에 어려움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에 임할 것입니다. 특히 저는 해외봉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비참한 상황에 처해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돕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후 저는 아마도 교직 생활에 어느 정도 지루함을 느낄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로 가득차 있을것입니다. 그때 저는 서예를 배우면서 제 자신을 수양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이런 지루함을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연구해왔던 도덕교육의 분야에서 제 나름대로의 성과를 달성하여 한 권의 책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그 책에 딱딱한 이론 외에도 예비 초등교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서 ‘윤지현’이라는 이름이 적힌 책을 낼 것입니다. 또한 틈틈이 준비한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서 장학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30년 후 저는 더 이상 교단에 서지 않고 뒤에서 후배 교사들을 이끌고 지도해가는 교장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교장선생님이라는 직위에 맞게 다소 근엄하고 딱딱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겠지만 항상 교사와 학생의 중심에서 학교를 경영해나가고 교장실에만 앉아있기 보다는 항상 학교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교장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취미로 배웠던 서예 실력을 뽐내며 작은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르쳤던 많은 제자들을 만날 기회를 더 많이 가지고 주최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교 시절부터 모았던 책들을 정리하여서 저만의 서재를 완성할 것입니다. 그 안에는 제가 대학교 시절에 배웠던 전공 서적도 있을 것이고 사회·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책들이 제 서재에 있는 책장 한가득 쌓여 있을 것입니다.

정년퇴임 후에 저는 집 앞에 있는 마당에서 지난 30년 동안의 저의 교직생활을 뒤돌아보면서 자녀들 그리고 손자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것입니다. 이때 저는 지난 교직 생활을 회상할 때 하나도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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