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윤리교육과 최미라

미래 교육 2011. 6. 2. 15:49

1000개의 가능성, 1000개의 꿈에 희망을 불어주는 교사

  방 안에 1000개의 촛불이 있다. 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두 개.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 방으로 향하는 문, 산소로 가득 찬 방으로 향하는 문. 어느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

  심지 끝에서 희미하게 불만 밝히고 있는 촛불이었던 때가 있었다. 늘 자신이 없고 주목받으면 곧장 뒤로 숨고 마는 아주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예습을 해와도 손들고 발표 한 번 못하는 모습은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됐다. 그러다 누군가 그 희미하게 빛나는 심지 끝에 산소를 훅 ! 불어주었다. ‘잘했어’, ‘더 잘할 수 있어’ 단 두 마디로. 꺼질 것만 같았던 불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어린 내 인생에 첫 전환점이 되어 나를 이곳으로 인도했다. 어린 마음에 나는 칭찬 한 마디에 기뻐 꿈을 정했다. 그렇게 이제껏 내가 할 일은 당연히 교사라고 생각하며 이 곳, 교대에 들어오기 위해 한발 한발 내딛었다. 마침내 이곳에 들어왔고 내후년이면 오랜 시간 꿈꿔왔던 교사가 된다. 성큼 다가온 내 꿈을 앞두고 나의 준비는 얼마나 되어 있는가 돌아보았다.

  신입생 때의 나는 내 불빛을 밝혀주신 선생님처럼 마음만은 이미 가슴 뜨거운 예비교사였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교사가 될 것이라 믿은 멋모르는 철부지였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익숙해져 가면서 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 나를 거쳐 간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기 바라는지, 내가 하고 싶은 교육은 무엇인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눈앞에 닥친 현실에 급급하며 벌써 3학년이 되었다. 처음의 마음을 잊고 아직 많이 남았다며 나태하게 지내왔다는 증거다. 이제 정말 미룰 새가 없다. 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 미래의 나는 어떨 것인지 청사진을 그려놓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야 할 때다.

  이제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어설프지만 신념 있게 그려본다. 어떤 교사로 아이들 앞에 설지, 아이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아이들의 내면의 가능성·열정에 불을 지펴줄 교사가 되기 위한 청사진.

<5년 후>

  처음 발령을 받고 나면 사회 초년생이 그렇듯 나 또한 서투른 학교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좋은 습관을 들여 시작을 하면 많은 일이 좋은 결과로 끝난다고 믿는 나로서는 이 시기에 좋은 습관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이지만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 그리고 대학시절에 부족했던 공부를 이어나갈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영어와 체육이 최대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데 영어가 필수가 되어버린 사회이니만큼 영어 공부를 좀 더 심도있게 해보고자 한다. 또한 운동신경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배워볼 생각이다. 요즘 여교사들은 체육을 기피하고 전담교사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업인만큼 직접 수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년여 정도 교직생활을 하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대학원에 입학하여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10년 후>

  현직교사로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정신없이 반복되는 업무와 학교에서의 일상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을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기관이나 사설기관에서 미술치료자격을 수료할 것이다. 미술치료를 대학원에서 전공한 심리학과 연계하여 심도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 공부한 내용으로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심리를 여유있고 따뜻하게 만들어 줄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을 것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앞에서 언급한 심리&미술치료에 관심 있는 교사들과 단체를 이루어 소외지역 학교나 기타 아동센터와 연계된 봉사활동을 해나가고 싶다.

<20-30년 후>

  교육자로서 내가 꿈꿨던 교육들을 어느 정도 실현한 상태였으면 좋겠다. 교장이나 교감이 되어있다면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나의 교육 신념이 투영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맡은 직분 내에서 끝까지 아이들을 위해 교육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 나를 거쳐 간 약 1000명의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가능성에 환하게 불 밝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길 기도한다.

 

  시기별로 그려본 나의 청사진에는 심리, 미술과 관련된 계획이 많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면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심리학과 미술치료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요소라고 생각됐다. 또한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상처가 있다면 안아주고 가능성이 있다면 살려주는 조력자가 되고자 위와 같은 계획을 세웠다. 이제까지의 ‘참교사’로 향하는 길이 막연한 것이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미래를 설계해 본 것 같다. 유익한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기회와 사소한 순간들이 나의 ‘교사관’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잠드는 순간까지도 아이들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훌륭한 교사라서가 아니라 교사라면 그럴 수밖에 없거든요.

(실습학교 선생님께서 하신 나에게 큰 가르침이 된 말씀인데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예비교사로서 함께 느끼는 것이 있었으면 해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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