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교대에 다니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미래는 직업적으로 초등학교 선생님과 관련된 미래일 것이다. 그러나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은 나에게 의사가 되기를 바라셨다. 모든 부모님들은 자기 자식들이 미래에 훌륭한 직업을 가지기를, 성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목표를 의사로 정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잘 다니다가 고등학교 때 심한 방황의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방황의 시기는 길어졌고 직업군인으로 군대에 가고 나서야 혼란스러웠던 정신이 안정을 되찾았다. 안정을 되찾자 어렸을 때 꿈꿨던 의사라는 직업이 나를 다시 유혹했다. 정신을 차렸으니 이제부터 노력한다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원하는 직업은 경쟁도 심한 법. 나의 실력은 의대에 가기에 한계가 있었고, 2년이 지나서야 교대에 간신히 들어올 수 있었다.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나이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교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은 1학년 4월 교생 실습때 초등학교의 생활을 겪어보고 아이들과 접촉하면서부터이다. 원래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사실 내 적성으로만 보면 초등학교 교사가 의사보다 더 맞는다.
교대에 3년간 다니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어떤 삶을 살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제가 부여되고 나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떤 선생님이 되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일단 부유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이런 것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다. 나는 가르치는 능력이 특별하게 좋은 편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 특성상 좋은 점이 아니다. 그렇지만 잘 가르치지는 못해도 다른 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에 싫증을 내는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재미있다. 그래서 다른 이의 말을 내가 맡은 학생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러한 것은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고민을 가지고 사는지 들어주고 싶다. 이것만 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어렵더라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 이상 다른 이의 말을 들어주는 인생, 이것이 내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정한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