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 여년전, 어느 초등학교 6학년의 남학생은 방과 후에 남아 담임선생님께 벌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성적부진도 아니었고, 도난사건 때문도 아니었으며 타학생에 대한 폭력 때문도 아니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한 아이에 대해서 담임으로서 행동교정의 필요성을 느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앞의 초등학교 6학년의 남학생은 어느덧 30대 초반의 성인으로 성장하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깨달음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학생은 바로 6학년의 지난날의 나의 모습이다. 12년간의 정규 교육과정을 되돌아보면 많은 훌륭한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있었다. 그분들의 훌륭한 가르침이 있었기에 교사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늦은 나이에 교대에 다시 오게 되었다. 나에게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을 해보면 "나의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처럼 하면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답변이 떠오르게 된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어렴풋한 기억만이 떠오를 분이지만 그 시절의 좋은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선생님은 발령 2년차의 젊은 분이셨다. 모든 아이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셨으며, 학급의 모든 구성원이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을 이끌어 주셨다. 수업에 있어서도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능동적인 학습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분이셨다. 아이들이 잘못한 부분이 있을 때는, 무조건적인 체벌과 벌 보다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꾸짖되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분이셨다. 이러한 선생님의 모습을 롤모델로 하면 "좋은 교사가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어느덧 2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고, 지금의 선생님은 그 시절의 우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그때의 선생님의 모습은 그 시절의 좋은 교사의 모습이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게 된다면 아이들이 느끼는 부분에서는 그 시절의 나와는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의 훌륭한 교사의 덕목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훌륭한 교사가 갖춰야 할 덕목은 많은 것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번째 덕목은 학습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지식이라는 가르침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교과목에 관련된 새로운 지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교과목을 새롭고 흥미롭게 만들어 가르치는 능력을 꾸준히 향상해야 한다. 2번째로는 권위를 들 수 있다. 권위는 다른 사람에게 행사하는 정당한 영향력이다. 교실에서의 권위라는 것은 교사의 지식, 인격, 행동 등에 대한 학생들의 존경심이다. 이때 존경이 발생하는 원인은 교사가 교과목을 충분히 이해했을 뿐 아니라, 그 내용을 학생에게 전달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학생이 인정했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교사는 이러한 권위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3번째 덕목으로는 도덕적 의무를 들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칠 때에 도덕적 의무를 다한다는 말은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의 필요한 이익을 가장 우선시 한다는 뜻이다. 학생의 이익에 관심을 두지 않고서는 학생을 가르칠 수 없으며, 학생도 좀처럼 배우려 하지 않게 된다. 4번째 덕목으로는 질서를 들 수 있다. 교실 안의 질서의 상당 부분은 교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사는 절도있게 행동을 해야 한다. 즉, 교사의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선행될 때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질서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5번째 덕목으로는 흥미를 들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칠 때, 가르칠 내용에 대해 흥미를 갖도록 함으로써 배운 내용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갖게 해야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의 호기심을 일으키고 스스로 탐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6번째 덕목으로는 연민이다. 연민은 학생의 무지를 따듯한 마음으로 대한다는 뜻이다. 연민을 가진 교사는 무지를 지식으로 대체하며, 학생의 지적 혼돈이나 의문이 드러날 때마다 질서와 확실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학생의 이해력이 부족하다해도 교사는 이를 참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7번째 덕목으로는 인내이다. 교사가 적절한 보상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고된 일을 할 때, 학습을 게을리 하거나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다루느라 애를 먹을 때, 그리고 때로는 내일 또다시 고단한 일과를 헤쳐 나갈 자신이 없을 때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8번째 덕목으로는 성격이다. 교사의 이상적인 성격이 있다면 양극단의 중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좋다고 해서 너무 무르거나 나약해서는 안되며, 요구 수준을 높이 세우되 공정해야 한다. 교사가 자신을 적당히 자제하면서도 지적흥분을 적극적으로 나눠가지려는 태도를 보일때 균형을 이룰 수 있으며, 이로써 학생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 덕목으로는 즐거움이 있다. 가르치는 일은 다양한 종류의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일이면서 일종의 놀이여야 한다. 또한 교실은 진지한 장소일 뿐 아니라 즐거운 장소여야 하며, 지식의 욕구와 결부되는 곳이자 배움에 대한 열정이 충족되는 곳 이어야 한다.
완벽한 교사가 된다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 등 모두에게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쉽지 않은 길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물론, 이 길을 가는 과정은 많은 장애물에 부딪혀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글을 쓰면서의 나의 마음가짐, 즉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아이들에게 훗날 어렴풋이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