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전
내가 교사의 꿈을 꾸게 되고 교육대학교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과연 교사란 무엇을 가르치는 일이며, 어디까지 아이의 삶에 관여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학원 강사 로 일하면서 교사의 꿈을 꾸기 전에는 교사의 주된 임무는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친해지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내가 그 아이에게 더 깊이 관여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느껴졌다. 만약 내가 저 아이의 담임이었다면 저 아이의 고민과 삶에 더 편하고 깊게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이들과 같이 있는 50분의 시간동안 공부만을 가르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한계 때문에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러나 막상 교대에 들어와서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는 이상을 가지고 시작해서 현실과 맞추어가는 것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일을 하다가 교사와 교육, 그리고 학생에 대한 이상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나의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은 내 마음 속에 교육과 교사,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했던 기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인 것은 비현실적인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적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교사로서의 목표이자 비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미래의 교사로서의 나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교사가 되어 공부뿐만이 아닌 세상과 꿈을 가르치고 싶고, 아이에게 깊숙이 관여하여 아이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호작용을 하고 싶다.
나의 5년 후를 생각해보면 초임교사로서 겪게 되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이상간의 차이에 대한 충격을 이겨내고 아이들을 제대로 보기 시작하는 시기일 것 같다. 아이들 하나하나의 성격과 흥미, 싫어하는 과목 등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이 가능해지고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나는 아무리 힘든 일도 도맡아 하며, 다른 교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열정을 가지고 교구를 만들고 바쁘게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할 것이다. 말로만 전하는 가르침이 아니라 나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나의 열정과 사랑을 배우도록 노력할 것이다.
10년 후에 나는 결혼을 하여 학생들의 엄마이자 내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시골 학교에서 내 아이들을 자연과 더불어 지내게 할 것이고, 나의 학생들과 함께 자연이 주는 많은 배움들을 함께 익혀나갈 것이다. 이 시기에 나는 글쓰기 공부를 한 것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더 많은 아이들과 교류하려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큰 사랑에 대해 알게 해 줄 것이다.
20년 후에 나는 학교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20년 동안 꿈꾸어왔던 학교에 대한 비전을 실행에 옮기려고 할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즐기게 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고, 잠재적으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구비되어 있는 학습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내가 그동안 써왔던 그림책과 동화책들을 많은 도서관에 기부하고 싶다.
30년 후에 나는 학교에 있게 될지 다른 곳에 있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서 얻은 사랑과 행복으로 충만해져서 더 많은 아이들과 교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교육과 학생들에 대한 많은 고민과 생각을 글로 남기려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30년 교사 인생이 올바른 길이었는지에 대하여 고민해 볼 것이다.
이러한 모든 꿈들은 나에게 하나의 목표를 준다. 나는 아이들에게 말뿐이 아닌 나의 행동과 모습으로 가르침을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먼저 고민하고 생각하여 몸에 배고 행동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게 하기 위하여 남은 학교 생활동안 노력할 것이며, 교사가 된 후에도 언제나 잊지 않도록 마음속에 새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