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과학교육과 노범식

미래 교육 2011. 6. 3. 11:30

비전선언

 

과학교육과 20090151 노범식

교사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여느 대한민국의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일단 수능을 치고 성적에 맞는 학교를 진학하려고 했다. 원래는 서울 소재의 공대를 생각해 왔지만, 그만큼 성적이 나오지 못했다. 결국 지방의 대학교를 가자니, 어디를 가도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다. 또 집안 형편도 별로고 하니 값싼 등록금의 교대를 한번 써보자 하는 생각으로 교대에 지원했다. 교사란 직업이 갖는 안정적인 면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참교사는 별 관심도 없었던 내가, 교사란 직업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하게 된 계기는 1학년 여름방학 때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됐던, 동아리 교육봉사활동이었다. 무주의 어느 작은 초등학교에서 34학년 통합반 아이들 3명과 같이 어울려 사흘간 생활했다. 그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은 가정형편이 좋지 못한 아이, 친척집에 맡겨져 있는 아이, 글을 쓸 줄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글씨를 늦게 깨친 아이 등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니 내가 해야 할 일이 그저 가르치기만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이 놀아줄 부모가 없는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고,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집에 가봐야 부모도 없고, 놀 것도 없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친구가 되어주는 것 또한 교사의 의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 후에도 지리산 계절학교와, 공부방 활동,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나중에 교사가 되어서도, 가르치는 업무에 치중하는 선생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마음가짐을 언제나 가지고 선생님을 하고 싶다. 5년 쯤 후에는 아직 신입 교사로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과 생활 할 것이다. 아직 모르는 게 많고, 도움이 많이 필요할 테니, 동료교사의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무엇보다 교단일기를 쓰면서, 가르침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이나, 잘 해쳐나간 점, 반성할 점 등을 기록해 둘 것이다. 또 아이들 하나하나의 기록지를 만들어, 하루 혹은 일주일 단위로 기록해서,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해보고 싶다. 아직은 교사로서의 모습이 다듬어 지지 않았으니, 이런 기록 활동을 통해 나를 다듬을 것이다.

10년 후, 내 전공분야를 하나쯤 만들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와 관련지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사의 역량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아동상담자격증 공부도 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적당한 아동심리치료연구소를 찾아, 많은 사례를 접해보고 싶다. 우리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존감 향상프로그램과, 비젼 세우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이쯤 해서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 이쯤하면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도 사회인이 된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난 이 아이들을 찾아 그간의 꿈은 어떻게 이루었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나의 교직 생활은 이 시기를 전후로, 가장 의미가 있는 순간일 것 같다. 가장 궁금한 것은 아이들이 나와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지 이며, 그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그간의 꿈을 이루는데, 그 시기의 기억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이다. 물론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을 하나하나 찾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고, 딱 20년 후에만 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꾸준히 아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체계를 그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30년 후, 내 나이 51살 쯤 해서, 대안학교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조그마한 대안학교를 설립해, 뜻이 맞는 선생님들과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지금 지리산 작은학교를 몇 번 방문하면서, 대안학교를 접해왔는데 대안교육은 한국의 제도권교육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이 스스로 원해서 찾는 교육을 실현하고 싶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왜 공부하는 지도 모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똑같은 길로 다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 같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우리가 만들 대안 교육은 아이들의 흥미를 따라 교육하는 교육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될 것 이다.

 

내가 교대 면접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꿈을 만드는 교사의 역량이었다. 사실 그 시기에 가장 고민은 진학이었고, 어느 하나 끔찍히 바라는 직업이 없는 내가 좀 한심했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선생님이 되면, 내 제자들은 적어도 자신이 나중에 무얼 하며 살고 싶은지, 누구처럼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며 살게 하고 싶었다.

물론 아이들에게 꿈을 꾸게 하려면, 나 또한 꿈을 꿀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과제를 하면서 내가 원하던 교사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그런 교사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고민을 하는 순간에도 너무나 행복했다. 꿈을 꾸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임을 느끼게 해준 이 과제가 감사하다. 평소에도 이런 고민을 해왔더라면 대학생활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 부터라도 이런 고민을 이따금 하는 예비교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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