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등학교 시절의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내가 어렸을 적에 낯을 많이 가리고 소극적인 학생이기도 했지만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이 많이 있지 않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6년 동안 만났던 선생님들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나 싶다.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 대부분은 연세가 많으셨고 수업을 마우스 클릭으로 진행하셨다. 수학은 문제풀이, 음악은 노래 부르기, 체육은 축구 등 과목마다 하는 수업내용이 항상 같았다. 그렇기에 내 기억 속에 초등학교 선생님들이란 그저 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을 존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이런 나의 생각은 중학교 때의 은사님을 만나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어쨌든 내 초등학교 시절 기억 속에는 선생님들이 차치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
이렇듯 내가 현장에 나가 현실에 안주한다면 흔히들 말하는 ‘클릭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나의 학생들에게 나의 존재란 그저 어른일 뿐 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교사가 된다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재 연구, 수업 연구도 끊임없이 하고 매일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힐 것이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교사가 될 것이다. 미래에 내 학생에게 누군가 당신의 가장 훌륭한 은사님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주저 없이 나라는 대답이 나오도록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와 같이 수업만을 열심히 가르치고 지식 전달만 잘하는 교사가 진정으로 좋은 교사일까? 나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지난 학기 ‘교육심리’ 강의를 수강 했을 때 최병연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교실은 단순히 지식전달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과 같이 숨 쉬는 예술의 공간이다’ 나는 이 말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였고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수업은 나 혼자 열심히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상호작용하고 같이 호흡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예술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먼저 아이들과 마음이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먼저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어 내 진심을 보여줘서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다. 어떻게는 사람의 진심은 통한다고 하였듯이 내가 끊임없이 그렇게 하도록 노력한다면 아이들 역시 나에게 마음을 열 것이다.
5년 뒤 나는 제대를 한 뒤, 본격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을 느낄 것이다. 나만의 가르치는 기술이나 아이들을 대하는 법을 터득해 하루하루 발전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체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 각 종목의 심판이나 규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것이다. 특히 배구를 많이 공부하여 그것에 전문가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하루하루 보내고 반성하는 ‘교사일기’를 적을 것이다.
10년 뒤, 내 나이가 결혼 할 쯤이 되었으니 일단 결혼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나에게 가정이 생겼으므로 학교 일에 소홀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럴 때 내가 적었던 ‘교사일기’ 를 보며 마음을 다 잡고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에서 체육에 있어서 최고인 교사가 될 것이다.
20년 뒤, 이제는 정말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시기일 것이다. 내 자식들도 중고등학교에 입학 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아무래도 나의 생활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 20년이라는 세월동안 한 직업만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에 회의감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기에는 여행을 많이 다닐 것 같다. 여행을 다니면서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 소명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 쯤에는 승진 욕심이 날 수 도 있을 거 같은데, 그 욕심을 버릴 것이다. 내가 승진을 위해 산다면 이것은 주객전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물론 아이들에게도 정말 잘하면서 승진을 위해 노력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그리고 어렸을 적 내 경험으로도 승진을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들을 가르쳐야하는 목적이 불분명해 질 것이다.
30년 뒤, 이제는 정년을 앞두었으므로 교사라는 직업에 있어 많은 경력이 쌓였을 것이다. 아이들의 눈빛, 행동만 봐도 무엇을 말하고 있는 지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내 발전에 게을리 하지 않고 내가 교단에서 내려오는 날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