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때 학교생활과 또는 나의 앞으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주신 선생님이 한분씩 계신다. 나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는데 어찌보면 단순하면서도 유치할 수 있는 이유였다. 선생님이 담당하는 많은 학생들 중 하나였던 나는 선생님에게 다른 아이들보다도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기 위해서 노력했고 어떻게 하면 칭찬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수학 과목이었지만 다른 과목들보다 더 열심히였다. 새삼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였고 한명의 학생을 넘어서 교사라는 같은 위치에 서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당시에 '내 생애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초등학교 교사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막연한 느낌일 뿐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며 이러한 꿈이 구체화 된 것이다. 고등학교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 눈에 들고자 매우 열심히 그 과목을 공부했었고 선생님의 모든 부분을 본받고 싶어서 늘 따라다니고 얘기하였다.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은 내가 말하는 '그 분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다.'란 표현을 절대로 지위상의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만났던 선생님들은 많이 계시지만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웃음짓게 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교사란 지적인 능력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으며 아이들이 인정해주는 그야말로 '스승'이 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그 분들 앞에 서서 스스로를 교사라고 칭할 때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5년 후의 나는 교사가 된지 3~4년째 되어 신입의 느낌은 아니지만 여전히 헤메고 있을 것이다. 나는 무언가를 할때 완벽하게 결말이 날 거 같지 않으면 손대는 것을 싫어하지만 아이들의 일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결말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어떤 길을 택할지는 전적으로 아이들을 맡은 나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 저 두분의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을 것이다. 선생님들이 직접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선생님들께서 이미 겪은 실수는 되풀이 하지 않고 선생님들의 좋은 방법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어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더 성숙한 교사가 되기위해 노력하고 꿈꾸는 시기일 것 같다.
10년 후의 나는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일 것이다. 이때 쯤엔 교사가 되고자 했던 계기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한다. 내가 두 선생님께 그랬던 것처럼 학생들은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을 원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 부족함이 없도록 해주고 싶다. 늘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고 그들 또한 그러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으면 한다. 한때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나를 수제자로 불러주시는 것에 대해 기분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다. 나를 이렇게 따르는 제자가 있고 나의 선생님께 자랑스럽게 소개해주고 싶다. 내가 인정받는 교사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나의 선생님께도 교사라는 직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나 역시 남은 기간 더욱 정진할 것이다.
20년 후의 나는 많은 제자가 있을 것이다. 그 제자들을 바라보면 내가 어떤 교사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그 제자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 평소에 내가 노력했다 해도 분명 제자들에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테고 그렇다면 난 그 점을 수정해 나갈때 더 성숙한 교사가 될 수 있다.
30년 후의 나는 이제 퇴임이 더 가까운 시기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에 교사란 직업에 있어 정점이란 없다. 내가 원하고 목표하는 만큼 더 나아갈 수 있는 직업일 것이다. 교사를 그만둘 때 가장 좋은 교사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마 그것은 그동안 나를 가르치시고 이끌어주신 선생님들에 대한 나의 진심어린 노력과 마음이고 감사함의 표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