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오현

미래 교육 2011. 6. 3. 15:37

 

예전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은 사실 교사가 아니었다. 더 멋지고, 더 잘나가고,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소위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기에 사실 교사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상당히 높았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면 많은 학생들이 노력만 한다면야 본인은 SKY중 한 학교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3학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만 봐도 매우 현실적이 된다는 것은 다수의 학생들의 경험을 미루어보아 알 수 있을 것이며 나도 현실적이게 되었을 때, 그때서야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다. 교대에 진학하게 된 것은 혼자만의 뜻이 아니었고 부모님의 뜻과도 부합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아무 트러블 없이 잘 다니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교는 교육대학교를 다니면서 누군가 자네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mb교육 반대하니 어느 교육단체에 들어가 어떻게 저렇게 하겠습니다.”하며 교사상에 대한 생각을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애들과 학부모가 싫어하지 않고, 동료교사와의 관계에서도 모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사실 쉽지는 않은 것이다) 대답해야 할 정도로, 너무 현실적인 인간이 되어 있어서 사실은 부끄럽기도 하고,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한 바에 대해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5년 뒤

치솟는 임용경쟁률 덕분에 한 번에 될지 거기에다가 한 번 더해서 붙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비전이니 한 번에 붙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나는 교사를 1~2년 하다가 도중에 장애를 겪지 않는다면 군대에 가서 막 제대를 하고 복직했을 것이다. 경험이 거의 전무하지만 서로 기피하는 6학년 학생들 지도를 맡을 것이고, 최선을 다하지만 지도하는데 있어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상황은 점점 나아질 것이고, 2학기 종업식을 하며 1년 동안 잘 성장한 아이들을 보며 뿌듯해 하고 교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이 ‘내 인생에 최고의 선택 이었구나’를 느낄 것이다. 또 늠름한 교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 위해 은사님들을 찾아뵐 것이다.

 

10년 뒤

나이가 계란 한 판이 넘은지가 어느 덧 두 해째이다. 운이 좋으면 결혼을 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마음의 평온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열을 올리는 7~8년차 교사가 되었을 것이다. 남들은 10년차쯤 하면 매너리즘에 빠진다지만, 나는 그렇지 않고 권위는 있지만 권위적이지 않으며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과거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싫어했던 선생님과 좋아했던 선생님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생각해보며 아이들을 이해해 볼 것이다. 뒤처지는 것은 원치 않아서 각종 자격증공부도 열심히 해서 학생들에게 자격증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 지도하는 것도 하나의 낙으로 삼을 것이며, 기타를 잘 다룰 줄 알아서 학생들에게 반가도 만들어서 같이 부르며 즐거워 할 것이다.

 

20년 뒤

제법 베테랑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10년차 정도 까지는 저학년 학생이 울면서 엄마를 찾는 생떼를 부리면 상당히 당황해하겠지만, 이제는 그 정도 해프닝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관록이 붙어있을 것이다. 도시학교보다는 시골학교가 더 적성에 맞음을 느끼며 시골학교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교육여건과 환경, 그리고 현실에 적응하는데 조금은 민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으나,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고 또 학생들이 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센스 있는 교사가 될 것이다. 40줄에 접어들면서 주름도 조금 생기고 피부의 탄력도 잃어가는 모습에 ‘나이 들어갊’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것 또한 자연의 섭리이니 하며 이해할 것이다.

 

30년 뒤

타인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나도 추구하든지 그렇지 않다면 교직을 떠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전자라면 승진점수를 따기 위해 학생지도보다는 업무에 치이거나 장학사 시험을 준비하는 교사로서 바람직한 목적이 전도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바와는 조금 거리가 있으므로 몇 년 휴직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생각을 좀 해볼 것이다. 농담 삼아 친구가 떡볶이장사를 하자고 했지만 나는 떡볶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옆에서 튀김을 판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같이 사업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기준만 좀 낮춰진다면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비행기 조종을 배우고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30년 뒤까지 생각해 본 것들이다.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어서 보조를 맞추어 따라가며 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바람직한 교사라는 것은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닌 것 같으며, 내가 바람직한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나를 거쳐 갈 학생들을 위해서 노력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비전과 교사로서의 내가 공존하며 조화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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