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많이들 그렇지만 나는 고3때까지만 해도 내가 교대에 올 줄 몰랐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나의 모습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현실과 타협을 한 결과 학교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오게 되었다. 그래서 오고 나서 많은 방황을 했고 실습을 다녀온 뒤 그런 상태는 절정에 이르러 나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휴학을 했고 또다시 현실과 타협을 하여 복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길은 없다는 생각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학년 실습을 다녀온 뒤 선생님이 되어도 좋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교사가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해!”는 아니지만 선생님이 되면 좋겠고 이랬으면 좋겠다하는 나의 미래 교사상이 떠오르는 정도는 된다. 물론 이정도로 교사가 되면 안 되겠지만 아마 지금 상황을 봐서는 점점 선생님에 대한 나의 열정이 생길 것이라 예상된다. 사실 내 한 몸 바쳐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 해야겠다 이런 마음은 안 든다. 그저 나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아이들을 위하여 열심 히 공부하고 가르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이것도 아주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렇게 하지 않을 바에는 아예 교사를 하지 않는 심정으로 저것만큼은 지키며 생활할 것이다. 누군가가 말한 선생질 말고 선생님이 되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을 들은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너무 창피하고 할 말이 없었다. 그 사람이 나의 행동을 가지고 나무라면서 한 말이 아니고 그저 교대에 다니고 있으니 조언을 해 준 것인데 나 혼자서 어딘가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까 창피했던 것이다. 마음이 열심히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서 그저 나중엔 그런 말 들어도 당당하게 그렇게 될 것이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5년 후 교사생활을 한지 얼마 안 되서 서툴긴 하지만 열정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그래도 선생님으로서 잘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학교가 시골 오지라 출퇴근하는데 진을 다 빼지만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놀고 공부하는 재미로 하루하루 신나게 보낼 것이다. 그리고 집에 가서는 다음 수업준비를 하고 주말이 되어서야 겨우 책도 읽고 취미 생활도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하루하루 나의 행동들을 다잡으며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10년 후 이제 교사 생활이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대학원을 다니며 사회과학분야의 지식을 연구하고 있다. 가르치는 현장에서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알아가는 재미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다. 변할 뻔도 했지만 나의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예전에 마냥 좋아하기만 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교사로서 객관성을 가지고 혼도 내고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게 되었다.
20년 후 가르치는 일에 아주 노련해졌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당황하지 않고 여유 있게 처리해버린다. 힘든 것은 먼 길 출퇴근하는 일밖에 없다. 하지만 힘든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노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배우고 생각하고 자아발전을 위해 힘쓴다. 좋은 교사가 되기 이전에 좋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배우고 또한 가르치고 있다.
30년 후 초등학교를 떠나 대학원에서 배웠던 내용이나 아니면 다른 공부를 찾아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책도 내고 여기저기 특강을 다니고 있다. 그러다가 힘들면 그냥 쉬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 나의 자식들이 어리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부딪혀봐야 세상의 이치를 아는 것이므로 그냥 독립시켜버리고 나에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