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엄한샘

미래 교육 2011. 6. 3. 16:24

 

  현재 나는 이곳에 있다.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 교대에 말이다. 사실 나의 장래 희망이 교사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버지가 교사시고 어머니는 교대를 졸업하셨고 막내 이모, 사촌누나도 교사라서 어릴 때부터 많은 교육자들을 접하며 자랐다고 할 수 있다. 교대에 온 많은 다른 아이들이 교육자집안에서 자라면서 가르치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도 미래에 해야 할 일로 내면화했다면 나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교사란 참 쉽지 않은 직업이구나,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구나, 단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격적으로도 완성되어야만 하겠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학창 시절 좋은 선생님과 일명 반면교사라 불리는 선생님들을 동시에 겪어 보면서 더 강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외부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은 타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것 보다는 책과 그림 등의 간접적인 방식이었다. 때문에 나의 꿈도 주어진 상황에 따라 변하긴 했지만 역사가, 작가, 수의사 등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직업이었다. 심리학에서 분류하는 내향적 인간, 외향적 인간에 따르면 내향적 인간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런 내가 교대에 입학하게 된 것은 다른 많이 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상황 때문이었다. 군대를 마치고 다시 수능을 볼 때 교대를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시험을 봤고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그 상황에서는 교대뿐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믿는 인간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란 성직관에 걸맞은 교사인데 난 교대를 다녀보며 과연 내가 좋은 교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곳에서 어떤 길을 발견할 수 있을까를 걸어보기로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곳보다 한정된 길이 있는 이곳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교육학이다. 교육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과 또 달리 교육을 체계적으로 이론화하여 교육의 궁극적 목적에 다가 갈수 있게 하는 이 교육학이라는 학문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이 가는 분야는 바로 교육심리이다.

  5년 뒤에 나는 좌충우돌하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많은 것을 주고받으며 기뻐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행복해 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쪼개 교육심리를 전공하여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것이다.

  10년 뒤에 박사과정을 완수하고 교육심리에 대한 전문가로 거듭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이론에 기초하여 더욱 세심하게 보살피고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학위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하여 교육심리 이론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싶다.

  20년 뒤에는 초등학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의 연구가 어느 정도 빛을 발하고 결론을 도출했을지도 모른다. 그때라면 초등학교 현장을 떠나 더욱 연구에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연구가 현직의 교육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의 이론을 다른 이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대학 강단에 서 있을 수도 있겠다.

  30년 뒤에도 연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교육은 사회를 구성하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사회에 가장 큰 피드백을 받는 분야이다.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더욱 교육과 인간의 심리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나의 연구에 대한 동반자를 발견하여 함께 연구를 하고 전도유망한 청년들의 정신적 학문적 멘토가 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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